"상가 건물 주인이 돌아가셔서 3명의 아들에게 상속 되었어요.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해 큰 아들에게 전화했더니 동생들이 연락이 안 된다며 자신 지분인 3분의1만큼의 전세금만 준다 하네요. 나머지는 동생들한테 받든, 경매를 하든 알아서 하라합니다. 실제로 동생들은 연락이 안됩니다. 큰아들에게 모든 전세금을 받을 수 있나요?"
이에 대해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15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전세보증금은 나누어지지 않는 ‘불가분채무’다” 라며 “건물주가 사망하면 상속인들 중 아무나에게 전세금 반환소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엄 변호사에 따르면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불가분채무이기 때문에 건물주 사망 후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상속자들 중 아무에게나 전세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다. 불가분채무란 나누어지지 않는 채무를 말한다. 상속자들의 건물 지분이 나누어 져 있다 해서 보증금을 각 사람에게 지분만큼만 청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건물주 사망 시 상속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중요한 것에 대해 엄 변호사는 “상속인이 법이 말하는 ‘양수인’이 맞는지와 보증금반환 채무가 ‘불가분채무’가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 둘을 만족하면 상속인들 중 아무에게나 모든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3조 2항은 임대인의 지위 승계에 관한 조항이다. ‘임차건물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속인들은 제3조 2항이 말하는 ‘양수인’ 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상속인들이 법이 말하는 ‘양수인’ 이 맞는지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가 불가분채무인지를 규정하는 판례가 있다.(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5다59801 판결)
대법원은 “소유권 변동의 원인이 매매 등 법률행위든 상속·경매 등 법률의 규정이든 상관없이 이 규정(제3조 2항)이 적용 된다” 며 “상속에 따라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자도 위 조항제(제3조 2항)에서 말하는 임차건물의 양수인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즉, 상속자들은 법이 말하는 ‘양수인’인데,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기 때문에 보증금반환 의무가 있다는 것이고, 보증금반환채무는 나누어지지 않는 불가분채무라는 것이다.
건물 주인이 사망하고 건물이 상속되면 상속자들 중 아무에게나 보증금을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아무에게나 청구할 수 있는 이유는 보증금반환채무가 나눌 수 없는 불가분채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엄 변호사는 “상속인들 중 한 명에게 모두 청구하면 된다” 라며 “증거 확보를 위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3조 2항을 근거로 상속인은 임차건물의 ‘양수인’ 임을 골자로 작성한 내용증명을 발송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임차권등기명령 신청도 해야 한다. 이 후 월세나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을 해서 판결문을 받으면 된다” 고 귀띔했다.
한편,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이란 전세금 돌려받기가 힘들 때 임대인을 대상으로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대법원이 발표한 2020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전세금 반환소송 1심 사건은 5703건 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금 반환소송 전문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전세금반환소송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전세금반환소송 기간은 평균적으로 4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