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통신 광케이블을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 KT 하청업체 50대 노동자가 케이블 드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성명을 통해 경북 포항 흥해읍에서 KT 외선 정비공으로 일하던 50대 김 모씨가 400kg이 넘는 케이블 드럼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김 씨를 비롯한 작업자들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KT대구본부 흥해지점 앞마당에서 차량 크레인을 이용해 지상에 있는 케이블드럼을 트럭으로 옮기던 중 케이블 드럼을 매달았던 밧줄이 풀렸고 케이블 드럼 아래에 있던 김 씨에게 떨어져 현장에서 사망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사고현장 확인결과 낙하한 인양물과 크레인 사이 연결수단은 밧줄이 전부였다”면서 “다른 업체 현장에서는 케이블드럼을 인양하기 위해 고리를 만들어 크레인에 연결하지만 사고발생 현장에서는 그간 밧줄로 임시 매듭을 만들어 인양작업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운수노조 대구지역지부 KT상용직대구경북지회는 최근 사측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위험한 작업환경을 지적하고 ‘중량물작업 안전펜스 설치’, ‘안전관리자 및 신호수 배치’ 등 안전조치를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공사인 협력업체 뿐 아니라 시행처인 KT도 이번 사건의 공범”이라며 “KT 건물 앞마당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에 대해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즉각 책임을 인정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했다.
끝으로 노조는 “전날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본부 출범을 발표하고 중대재해 예방과 감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부 출범 전후로 지난 10일 한일시멘트, 13일 현대중공업에 이어 이날 KT에서도 산업재해가 발생했다”며 “위험의 외주화가 또 다시 노동자를 죽였다. 하청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도록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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