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비(非)이재명' 양상으로 진행되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구도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부상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한 타 후보들의 공세가 격해졌다. 특히 그동안 대세론을 다지며 방어전에 치중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 전 대표에게 본격적으로 날을 세웠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 측이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의혹 등을 제기한 데 대해 "본인 주변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반격했다. 그는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 문제를 지적한 분이 진짜로 측근이나 가족 얘기가 많다"고 했다.
이 지사는 "전남지사 경선 때 당원명부를 주고, 가짜 당원을 만든 분이 (이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이 전 대표 사무실의 복합기 임대료를 대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을 거론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먼저 소명을 하셔야 될 입장인데 뜬금없이 아무 관계도 없는 저희 가족들을 걸고넘어지니까 좀 당황스럽다"고 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가 상대 후보를 향한 검증 공세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사는 '반격 모드'로 태도를 전환한 데 대해 "마치 본인은 깨끗한 사람이고 내가 엄청난 비리나 부정이 있어 숨기려고 하는 것처럼 왜곡하니까 적극적으로 소명, 반격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비판은 결선투표 가능성이 높아지는 당내 대항마의 부상을 우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결선투표 진출을 노리며 추격전을 벌이는 후보들도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세가 달갑지 않아 보인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우아한 말로 정치가 되지는 않는다"며 "국무총리 시절에는 대단히 안정감을 갖고 했다고 평가하고 인정한다. 그러나 당대표로서 점수를 드린다면 빵(0)점"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대표로 재임하던 시절에는 70만 명이 넘는 권리당원이 있었고, 이해찬 전 대표 시절에도 줄지 않았다. 그런데 이낙연 전 대표 시절에는 줄어들었다"며 "민주당 지지율도 나 때는 사상 처음 55%까지 기록했는데 이 전 대표 시절에는 폭락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이어 "지난 2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안 발의를 당내에서 한다고 했는데 (이 전 대표가) 검찰개혁특위에 맡겨만 놓았다"며 "대표가 약속하고 추진력 있게 해야 (상임위가) 돌아가는데 책임 회피"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 전 대표를 향해 "그저 그런 후보, 국민에게 식상한 후보"라고 평가하며 "국민들은 이미 총리를 하던 시절 어떤 정책을 썼고 당 대표 시절에 어떤 결정을 했는지 다 봤다"고 했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서도 "본인이 잘해서인지 아니면 이재명 예비후보의 불안감이 증폭돼 나타나는 현상인지 봐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몇 %대로 올랐다고 하는데 (이 전 대표는) 사실 원래 40%대 (지지율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