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4차 대유행에 정부의 방역 완화 메시지도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정 청장은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지금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올리기 전에 노출된 감염자들이 검사를 받는 시기"라며 "확진자가 앞으로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방역 관리망 강화 이전에 이미 코로나19에 노출된 이들이 많아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과 시차가 발생했으므로, 앞으로도 일정 기간은 확진자 추가 증가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질병청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이번 4차 대유행을 델타형 변이가 주도하고 있어, 상당 기간 유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질병청은 수리 모델링 분석 결과 현재 1.22 수준인 감염재생산지수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8월 중순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2331명까지 증가한 후 이번 유행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청장은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도입과 백신 예방접종 인센티브제가 발표되는 등 (최근) 방역 긴장을 완화하는 메시지가 (정부 방역당국으로부터) 전달된 것 같다"며 "앞으로는 메시지와 위험도 관리에 신중하겠다"고 말했다.
4차 대유행이 정부의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출범과 동시에 폭발하는 양상을 보이자, 그간 정부의 방역 긴장 완화 메시지가 이번 유행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는데, 정 청장이 이를 일부 인정하는 모양새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 청장은 일각에서 이번 4차 대유행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는 지난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종로 집회에 관해 "유행 확산 시기에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은 방역 입장에서는 잘못"이라면서도 "(아직은) 잠복기"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청장은 "집회참가자를 대상으로 면밀히 확진자 발생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며 "위험 요인이 올라간다면 전수조사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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