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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접종률은 가짜 접종률...언론은 백신 접종률 낮다고 보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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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접종률은 가짜 접종률...언론은 백신 접종률 낮다고 보도해야

[안종주의 안전사회] 코로나 4차 대유행 긴급 점검(2)

4차 코로나 대유행에는 정부의 유행 예측 실패와 함께 대중의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12일 정례 언론브리핑에서도 이를 공식 인정한 바 있다.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느슨하게 하게 된 배경에는 아직 백신 접종률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하기에는 턱없이 낮음에도 제법 높은 것처럼 여긴 착시 효과 등이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1차 접종률과 접종완료로 나누어 발표하고 있다. 한번만 맞으면 되는 얀센 백신의 경우 이런 구분 없이 곧 바로 접종 완료에 포함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그리고 최근 본격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더나 백신은 모두 2차 접종까지 마쳐야 접종완료가 이루어진다.

12일 현재 1차 접종률은 30.1%이며 접종 완료율은 11.3%이다. 1차 접종률을 백신 접종률이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에게 잘못된 신호, 즉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상당하다는 착시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삼가야 한다. 코로나 백신은 2차 접종, 즉 접종 완료가 이루어지고 2주 정도 지나야만 제대로 된 면역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 접종률을 접종률로 강조하면 국민은 착시 효과

하지만 낮은 접종률, 즉 11%밖에 되지 않는 접종 완료율을 도드라지게 강조하면 그동안 백신 확보를 제때 하지 못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정부는 외려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1차 접종률을 백신 접종률이라고 부르는 일이 있더라도 이를 즉각, 강력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언론도 정부가 발표하는 1차 접종률과 2차 접종률을 구분해 보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뉴스통신사의 12일자 보도를 보자. ‘서울시민 289만6204명 1차 접종 완료…접종률 30.2%, 109만6845명 2차 접종…접종률 11.4%’란 제목을 달아 “서울시민 289만620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접종률은 30.2%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 거주자 약 960만 명 중 289만6204명(30.2%)이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 2차 접종 인원은 109만6845명으로 접종률은 11.4%다.”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 기사에 특별히 잘못된 내용은 없다. 하지만 1차 접종자 수와 접종률을 따로 떼어내 보도함으로써 이 뉴스를 접하는 사람한테는 접종률 30.2%만 각인된다. 다시 말해 주제목만 보고 백신 방역 차원에서 진짜 의미를 가지는 접종률이 뇌리에 박혀 우리나라 백신 접종이 상당한 정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언론,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것을 강조해야

이 뉴스통신사 보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언론사는 1차 접종과 2차 접종을 구분해 보도하고는 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제목이나 헤드라인으로 뽑히는 접종률 수치를 각인하는 경향이 강하다. 언론은 용어를 통한 대중의 이런 위험 인식까지 고려해야 한다.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1차보다는 2차 접종률을 강조하는 것이 맞다.

1차 접종과 접종 완료는 코로나 예방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1차 접종을 한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백신 접종 방역의 초점은 오롯이 2차 접종 또는 접종 완료에 모아져야 한다. 2차 접종까지 마쳐야 진짜 백신 접종을 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한 번만 맞으면 예방효과는 각각 32.9%, 33.2%에 불과하다. 2차까지 맞으면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화이자 백신의 예방률이 95%,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81.5%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률은 화이자 백신이 87.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59.8%로 파악됐다. 1차와 2차 접종 간 코로나 예방 효과가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정부와 전문가, 언론 등은 앞으로 1차 접종률에 대해서는 접종률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1차 접종률은 1차 접종률이라고 하고 2차 접종률을 접종률이라고 하며 이 접종률을 높이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접종 완료, 즉 진짜 접종률이 우리나라에서 60%, 70%까지 도달하려면 아무리 일러야 10월, 11월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그때까지는 철저한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고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상 야간 통행금지 시대, 접종률 표현 하나에도 신경 써야

성급한 방역 완화 조치 방침과 발표, 그리고 1차 접종률을 백신 접종률이라고 함으로써 이로 인한 착시 효과 등이 맞물려 4차 대유행이 본격화했다고 인정한다면 언론이나 언론에 나오는 패널, 전문가들도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매우 중요한 접종률 용어 사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중은 복잡한 메시지를 잘 소화해 내지 못한다. 또 싫어한다. 매우 단순한 메시지를 머리에 각인한다. ‘서울시민 289만6204명 1차 접종 완료…접종률 30.2%,’란 제목이나 헤드라인을 달아 보도하면 뇌리에 남는 것은 30%란 수치다. 따라서 1차 접종이 아니라 2차 접종률이 주제목으로 달아야 한다. ‘서울시민 109만6845명 2차 접종…접종률 11.4%’이 주제목 내지 헤드라인으로 달게 되면 국민의 뇌리에는 11%란 수치가 남게 된다.

접종률 30%와 10%가 각기 다른 사람들의 뇌리에 각각 각인될 때 이들이 벌이는 방역 태도는 분명 서로 많이 다를 것이다. 아무래도 접종률이 낮다고 인식한 사람들의 행동은 좀 더 조심스럽고 방역 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더 적극적일 것이다. 4차 대유행 시대, 수도권에서 현실화된 사실상 야간 통행금지 시대에는 접종률이란 표현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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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주 박사는 <한겨레> 보건복지 전문기자를 지냈으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프레시안>에 '안종주의 위험 사회' '안종주의 건강 사회' '안종주의 위험과 소통' 연재 칼럼을 써왔다. 석면, 가습기 살균제, 메르스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보건 및 환경 보건 위험에 관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석면, 침묵의 살인자> <위험 증폭 사회> 등 다수가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코로나 전쟁, 인간과 인간의 싸움> <코로나19와 감염병 보도 비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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