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언론 기고를 통해 "나와 모든 미국인의 표현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송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 보수성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오늘날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중대한 위협 중 하나는 정부와 협력해 표현의 자유를 검열하는 빅테크라는 강력한 그룹"이라며 "이것은 잘못됐을 뿐 아니라 헌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 세대에서 타운홀 미팅, 신문, TV가 그랬듯 소셜미디어는 표현의 자유를 펼치는 데 중심 위치로 올라섰다. 인터넷도 새로운 대중 광장이 됐다"며 "하지만 빅테크 플랫폼은 아이디어와 정보를 차별하고 검열하는 데 갈수록 뻔뻔해지고 부끄러움을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빅 테크 기업들이 단순히 위험한 정보를 제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치적 논쟁을 조작하고 통제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내용 등을 예로 들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빅 테크 회사들은 사용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실험실에서 나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했다는 이유로 플랫폼 사용을 금지했지만 언론들도 이제 그게 사실일 수도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 가장 지독한 행위는 대선이 끝난 주에 빅 테크 기업들이 현직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중단시켰다는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현직 대통령인) 나에게 그럴 수 있다면 당신에게도 그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빅테크 기업들이 허용되지 않은 사상을 검열하는 정부의 대행 기관으로 전락했다면서 "헌법의 권리와 미국민의 신성한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싸움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계정을 중단시킨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을 상대로 플로리다주 남부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선 사기 주장 등을 계속하다가 올해 1월 지지자들의 연방의사당 난입 사태를 계기로 계정을 모두 정지당했다.
그는 재임 기간 소셜미디어는 물론 주류 언론사들과도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이번 기고문을 실은 WSJ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언론사로, 비교적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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