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빨간 불이 켜졌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일 1275명, 9일 1316명으로 이틀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4차 대유행이다. 수도권의 거리두기는 4단계로 상향됐다. 12일부터 2주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다. 백신 1차 접종률은 30퍼센트를 갓 넘긴 상태다.
4차 대유행을 보며 스치는 생각들이 있다. 하나는 '어김없다'는 것이다. 조이면 줄어들고 풀면 늘어난다. 조인지 오래되면 풀려나게 되고 풀어두면 결국 다시 조이게 된다. 의지는 오래되면 느슨해진다. 느슨함은 대가를 치른다. 요행은 없다. 묘수도 없다.
또 하나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대유행이 올지, 어디서 집단 발병이 일어나고 그 파급력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있을까? 정책 하나가 성공할지 실패할지조차 알기 어렵다. 수많은 전문가와 당국자가 있지만 예측은 어렵고 결과에 대한 원인 분석에 매달릴 뿐이다. 누군가는 특정 집단에 화살을 돌리고 또 누군가는 지자체장의 정책 실패가 일을 키웠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백신 정책이 잘못됐다고도 하고 시민의 의지가 해이해졌다고도 한다. 계절 탓도 하고 변이 탓도 한다. 그러나 무엇이 어떻게 작용해 여기까지 왔는지를 증명할 방법은 없다.
분명한 것들은 없을까? 우리는 자연을, 사회를,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 예측할 수 없다는 것, 그러므로 겸허해야 한다는 것, 다른 누군가를 함부로 탓할 수 없다는 것,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일이라는 것, 결국 겪어내고 되돌아간다는 것...
요 며칠 제일 바쁜 곳은 코로나 검사소였다. 신규확진자수가 최고치를 기록한 8일과 9일 서울의 주요 임시선별검사소 5곳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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