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접점 넓히기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4일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잇달아 회동했다. 유력한 대선주자와 제1야당 사이에 정권교체 명분을 장악하기 위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된 셈이다.
국민의힘 외부 세력 및 인사들의 영입 업무를 총괄하는 대외협력위원장 자리를 맡은 권영세 의원과의 만남이 관심을 끌었다.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독대 형식으로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만남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양측의 연대 교감은 확인됐다.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난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세력이 힘을 합쳐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데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도 "10가지 중 9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 한 가지만 같으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에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했다.
양측 모두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은 발언이지만, 시기와 방법에선 온도차가 보였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조속한 시기에 입당 해 정권교체를 위해 앞장서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제3지대는 없다"며 "8월 국민의힘 경선 전까지 입당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8월 경선 전 입당에 "(윤 전 총장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권 의원은 밝혔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많은 국민들의 의견 경청을 다 하고 (입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조기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그는 "국민의힘 관계자를 만났다고 바로 입당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며 당분간 지역을 도는 민생 탐방으로 독자적인 대선 행보를 거친 뒤 입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입당 시기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 속에도, 윤 전 총장은 지속적으로 국민의힘 인사들을 접촉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원희룡 지사와 만난 자리에서도 양측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기는 구속된 장모 등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도덕성 검증이 일차적인 결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치 참여 도입부에 맞닥뜨린 악재 속에 윤 전 총장의 위기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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