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에 대해 "제1공약이 아니다"며 크게 물러난 태도를 보였다. 이 지사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 관련 질문에 "전세계에서 전면적으로 도입 사례 없고 지역화폐 형태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집행 중인데 통계적으로, 체감적으로 증명됐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아직 우려가 많아 전면적으로 제1의 공약이나 가장 중요한 공약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안팎에서도 기본소득 도입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과 양극화 개선 효과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정책적 우선순위를 미룬 것이다.
그는 "(기본소득은) 획기적인 새로운 정책이기 때문에 일시에 전면 도입하는 것은 우려가 있고 재원 부족 문제가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비판에 수긍하며 "(효과가) 실측 가능한 부분적인 정책 집행을 통해서 정책적 효율성이 증명되고 국민께서 추가 부담을 흔쾌히 하시겠다고 동의하면 점차 늘려서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정책 효과가 입증되고 전폭적인 국민적 동의가 있을 때 추진하겠다는 조건부다.
이 지사는 "우리 사회의 제1의 과제는 공정성 회복"이라며 "공정과 정의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대전환의 위기 기회를 대대적인 국가 투자를 통해서 산업 경제 재편으로 도약을 마련하고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성 회복 등의 과제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은 옆으로 배치했다고 말씀드린다"고 재차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표 '안심소득', 유승민 전 의원표 '공정소득' 등 야권의 비판에도 열린 태도를 취했다. 이 지사는 "안심소득은 나쁘고 기본소득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 말씀드리지 않는다"며 "실행 가능하면 안심소득처럼 하위소득자를 더 많이 지원하고 상위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걷는 방식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자신의 정책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저도 문재인 정부 일원으로 평가할 입장은 되지 못한다"면서도 "국민 모두가 너무 가격이 많이 올랐다. 정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는지 의구심을 갖는 건 사실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든지 집값, 부동산 문제는 해결이 가능하다.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며 대책으로 '부담 제한 총량 유지'를 제시했다. 이어 "처음 집을 산 사람은 더 많이 빌려 드리고, 비필수·비주거 부동산, 투자 투기용 주택에 대해선 금융 제한, 세금 부담을 늘리자는 것"이라며 "반면 투기성 부동산에 대한 부담은 세금 폭탄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강력한 징벌 수준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논란 끝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완화한 데 대해선 "종부세만 완화하고 전체 규제나 부담은 강화하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지사는 "검찰의 선택적 검찰권 행사에 더 큰 문제가 있다"면서도 "만약 유죄가 확정된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도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 측면에서 공직자는 털어도 먼지가 안 나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저는 조 전 장관님이나 가족들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불법적인지 알지 못한다. 인간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구도 날렸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죄를 지은 이들을 잘 찾아서 처벌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데, 이 정의라는 것이 선택적이면 안 된다"며 "선택된 정의는 방치된 부정의보다 더 나쁜 것이며 그것이 불평등"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날 오전 윤 전 총장의 장모를 두고 법원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선 "사필귀정"이라며 "윤 전 총장이 잘 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사를 통해 봤지만 같이 범죄를 저질러놓고선 '당신은 책임이 없다'고 각서를 써서 책임을 면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