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감염 유행 규모가 더 커질 경우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 확진자 수가 현재는 2단계 수준에 해당하지만, 환자수가 더 발생해서 3단계에 해당하는 인구 10만 명당 2명 이상이 된다면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는 논의에 바로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일부터 기존보다 완화된 거리두기 체계가 적용되는 가운데, 수도권의 확진자 규모가 커짐에 따라 우려도 덩달아 커지자, 이에 관해 정부가 원칙적 대응 방침을 밝힌 모양새다.
새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서는 최근 한 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인구 10만 명당 2명 이상에 해당한다면 3단계 조치 대상이 된다.
이 경우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은 4명이 되고, 식당과 카페 운영 시간은 오후 10시로 제한된다. 사실상 지금의 2단계 수준과 같다.
이날 서울의 신규 지역 발생 확진자는 368명으로 3단계 기준을 크게 웃돈다. 최근 한 주간 확진자 역시 252.1명으로 3단계 기준인 10만 명당 2명 이상(서울의 경우 195명) 수준을 이미 초과했다.
다만 정부는 민생을 고려해 기존보다 더 완화된 거리두기 체계를 적용하는 와중에 방역 위험이 더 커지는 상황을 맞아 고심하는 모양새다.
당장 "기준대로 적용한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서울의 확진자 추세가 기준을 넘어섰음에도 그 적용은 고심하는 모습이 이날 브리핑에서도 읽혔다.
윤태호 반장은 "서울이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3단계 기준에 근접한 시도"임은 맞지만 "수도권은 하나의 생활권이므로 (서울만 적용하기 전에) 수도권 3개 지자체와 같이 논의해서 결정하고 중대본에 보고한 후 최종 결정을 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거리두기 체계에 관한 정부 신호가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의 감염 상황과 별개로, 내일부터는 수도권의 사적모임 가능 인원이 현 상황에서는 6명으로 늘어나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가능 시간도 자정으로 연장된다.
윤 반장은 이와 관련해 "이러한 사회적 조치는 기본적으로 국민 일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므로 기존보다 '완화'가 맞다"며 "다만 국민 일상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방역 대응은 더 강화되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이어 "(특히 수도권) 국민이 감염될 위험이 예전보다 커졌으므로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하고 역학조사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원론적 답변이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단순히 해석할 경우 '완화도 맞고 강화도 맞다'는 식으로, 극히 혼란스러운 신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당장 내일부터 변경되는 실외 마스크 착용 여부부터 정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일부터 코로나19 백신 1차 이상 접종자는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면제된다. 다만, 2미터 이내에 사람이 없어 밀집도가 낮은 등산로, 공원 등에 한정된다. 사람이 밀집하는 공간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그러나 기준이 모호한 만큼, 당장의 혼선이 커질 것임은 명백하다. 기존 방침과는 별개로 전날 김부겸 국무총리가 중대본 회의에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상황이 악화되면 언제든 다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부터 새 체계에 관한 신뢰를 갖지 못했음을 입증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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