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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부산 보수텃밭서 '촛불민심' 등에 업고 당선된 오거돈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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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부산 보수텃밭서 '촛불민심' 등에 업고 당선된 오거돈의 몰락

1년 8개월만에 성추행 사퇴...1심서 징역 3년 받고 법정구속으로 결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입문해 3전4기를 끝으로 부산시장에 당선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퇴에 이어 74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실형과 함께 법정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해 재선에 도전했던 서병수 전 부산시장(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지난 2004년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2006년, 2014년 지방선거에서 3차례 고배를 마신 뒤 4번째 도전 끝에 시장직에 오르게 된 것이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전국 민심이 요동쳤고 부산도 30여 년 만에 보수정당에 기울어진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을 현실로 만들어내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 사퇴 기자회견 당시 오거돈 전 부산시장. ⓒ프레시안(박호경)

그러나 그는 4년 임기 반도 채우지 못하고 부산시민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할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해 4월 23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오 전 시장은 직원 강제추행 혐의를 시인하고 시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시민들은 물론 정치권과 공직사회도 그의 사퇴 기자회견에 충격을 받았고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성추행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 전 시장은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경찰과 검찰의 수사 동안 그에게 청구된 두 차례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지만 1심 재판부는 선고공판을 통해 징역 3년을 선고하면서 "도주 우려가 있다"며 곧바로 법정 구속하기에 이르렀다.

부산지법 형사6부(류승우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열린 오 전 시장의 선고공판에서 강제추행, 강제추행미수,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그의 범행은 '권력형 성범죄'라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추근거림과 범행에 대해 적극적 항의도 못 하고 스스로 사직하는 소극적 방법으로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난 점을 비춰보면 월등히 우월한 지위인 피고인의 권력에 기이한 것이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1일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5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버티면서 나름대로는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왔다. 막판에 이런 엄청난 잘못으로 모든 것을 내려놨다"며 "자부심은 과거에 조롱과 비난으로 한순간에 바뀌었다. 이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지 않는다. 억장이 무너지고 정말 죽고 싶다"고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고통이 더 컸다는 점을 주의 깊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1심 유죄판결에 이어 항소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30년 만의 부산정치 권력 교체, 3전4기 끝에 민주당 소속으로 첫 부산시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어낸 오 전 시장의 성추행 범죄로 인해 돌아선 부산민심을 되돌리기에는 민주당에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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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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