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사의를 표한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의를 당일 수용하고 최 원장의 중도 사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최 감사원장은 야권 대선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경 최 원장의 감사원장 의원면직안을 재가하면서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 지키기 위한 것으로, 최 전 감사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최 원장은 이날 아침 출근길에 청와대에 들러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의 거취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오늘 대통령님께 사의를 표명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장직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과 임명권자 그리고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우리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면서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사의 표명의 이유가 대권 도전 때문임이 기정사실화되자, 청와대는 "전대미문"이라면서 불쾌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역대 감사원장 가운데 국무총리 지명(15대 이회창, 21대 김황식), 정권 교체(22대 양건) 등 이유로 불가피하게 중도 사퇴한 이들이 있지만, 임기 중 스스로 중도 사퇴한 이는 최 원장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사의를 표명한 당일 곧바로 면직안이 재가된 것에서도 문 대통령의 불편한 기색이 읽힌다. 최 원장과 더불어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당시에는 사의 표명 75분여 만에 문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했다.
청와대는 최 원장 후임 인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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