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에서 발생한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나흘째인 27일(현지시간) 사망자가 9명으로 늘어났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다니엘라 레빈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신 4구가 추가로 사고 현장에서 수습돼 사망자가 모두 9명이 됐다고 밝혔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이날 ABC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자 유일한 우선 순위는 주민들을 잔해 속에서 구하고 가족과 재회시키는 것"이라며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수색 작업이 쉬지 않고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실종자가 152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등 다수의 피해자가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짐에 따라 구조 작업이 왜 이렇게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지, 건물 내부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이날 유독성 화학물질로 인한 화재 발생 등 구조 현장에 상존하고 있는 위험 때문에 수색 작업이 빠르게 진척될 수 없다면서 구조 작업의 어려움에 대해 보도했다.
현장을 찾은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장은 화재, 연기, 기타 많은 위험이 있다"며 "철근 한개를 옮기면 나머지 더미가 다른 곳으로 무너져 구조대원들이나 생존자들이 다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그간 구조 업무를 방해해온 불길은 잦아들었다고 한다.
9.11 테러 공격 당시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담당했던 뉴욕시 대테러 및 비상대비 책임자인 조셉 파이버는 NYT와 인터뷰에서 "사고 후 첫 며칠이 매우 중요하다"며 "매일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9년 호텔 붕괴사고 수색 작업을 했던 티모시 매코넬 전 뉴올리언스 소방서도 "정말 강한 의지, 강한 정신, 강한 위장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수색 작업이 장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공사 중이던 호텔이 붕괴돼 3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던 이 사고 당시 생존자 수색 작업은 수일이 지속됐고, 잔해를 치우는 작업은 1년 넘게 진행됐다고 한다. 마지막 사망자의 유해는 거의 1년이 지나서야 발견됐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한편, 붕괴된 아파트는 3년 전 '중대 손상'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주 당국에서 2018년 작성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수영장을 둘러싼 상판 아래 방수제에 하자가 있다"며 "더 밑에 있는 콘크리트판에 중대한 구조적 손상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당시 건물을 점검한 건축 기사는 야외 수영장 아래 콘크리트판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지하 주차장 기둥과 벽에 금이 간 부위가 많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이 진단 이후 붕괴 전까지 아무런 보수를 하지 않았다. 아파트 주민위원회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조만간 보수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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