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019년 8월 인천 퀴어축제에서 다른 두 목사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성소수자를 위한 축복기도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 기도가 문제가 됐다. 그가 속한 교단은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았다. '동성애대책위원회'까지 두고 있었고, 2015년에는 재판법에 '동성애 처벌법(3조 8항)'을 만들기도했다. 종교 재판이 열렸다. 2020년 10월 그에게 목사 자격 2년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2주 뒤 항소장을 제출했지만 8개월째 제대로 된 재판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이달 21일 교단 본부 앞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기자회견도 열고 항의서한도 전달했다. 그제서야 교단은 7월 중 2심의 재개를 약속했다. 이동환 목사 얘기다.
2000년 전의 예수가 오늘날 온다면 어디로 갈까? 해고노동자, 장애인, 성소수자 같은 이 시대의 억눌린 이들에게 가지 않을까? 예수는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 죄인, 병자와 함께 하지 않았던가?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것이 과연 교회의 일인가? 생각이 다를 때 혐오의 방식만이 답일까? 시대에 맞게 성서를 새로 읽으려 애써야 하는 것이 목회자의 의무 아닌가? 이 목사의 생각들이다.
24일 광화문, 거대한 빌딩 앞 작은 천막을 찾았다. 그 안에서 묵직한 질문들이 쏘아올려지고 있었다. 7월의 2심 재판은 공개 재판으로 진행된다. 천막이 있는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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