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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워킹그룹 2년만에 폐지 수순, 새로운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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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워킹그룹 2년만에 폐지 수순, 새로운 대안은?

성김 "대화 국면 전환 중요한 순간, 북한의 긍정적 반응 기대"

한미 양국이 비핵화 노력‧제재 이행‧유엔 제재를 준수하는 남북 간 협력 등을 협의하기 위해 구성했던 이른바 '워킹 그룹'(실무단)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22일 외교부는 "21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시 기존 한미 워킹그룹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기존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한미는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 이외에도 국장급 협의를 강화하기로 하였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킹그룹은 지난 2018년 6월 북미 1차 정상회담 및 4월과 9월 남북 정상회담이 치러진 이후인 11월에 만들어졌다. 당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불만을 가진 미국이 남북관계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구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워킹그룹 시작 전인 그해 10월 31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워킹그룹은) 미국 측과 몇 달 동안 이야기를 해오던 것이다. 우리가 먼저 시작하자고 했다"며 "비핵화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상황에서 우리 입장을 전하고 미국 입장을 듣기 위한, 효율성의 측면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해 일부의 관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속도 조절을 원하기 때문에 워킹그룹을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당국자는 "기계적으로 속도 조절이 가능한가"라며 "비핵화와 남북 정상 간 합의가 있는 상황에서 한 쪽 방향의 진전이 다른 트랙의 진전과 1인치의 오차도 없다는 것은 힘든 구조다. 특정 범위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신뢰와 소통으로 메꿔야 한다. 워킹 그룹도 이러한 신뢰의 일환"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1월 북한에 지원할 타미플루를 싣고 가는 화물차량이 대북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이유로 워킹그룹이 제동을 걸었고, 수령 일자가 점점 늦어지는 가운데 북한에서 수령 거부 의사를 표명하면서 워킹그룹이 남북 간 협력에 장애가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부상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격을 가진 워킹그룹이 해체되면서 한미 간 남북협력 사안을 조율하는 새로운 방식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한 중인 성김 대북특별대표가 외교부에 이어 통일부 차관과 이례적으로 양자 협의를 가지면서 통일부와 국무부가 기존 워킹그룹의 협의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22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을 찾은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성김 대표와 만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우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코로나 방역과 식량 등 민생 분야에서의 협력,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방문, 기후변화 분야에서의 협력 등은 한미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공동으로 추진해볼 수도 있는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남북 협력과 관련한 구체적인 한미 간 협의 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인영 장관은 "이번 협력의 과정들이 북을 대화 테이블로 호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실질적인 접근일수도 있고 비핵화 협상의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는 긍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간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으로 검토해보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장관과 성김 대표 간 면담에 이어 성김 대표와 최영준 통일부 차관 간 양자협의가 열렸고 이후 23일에는 통일부와 국무부 간 대북정책 국장급회의 등이 예정돼있는 등 통일부와 국무부 소통이 연이어 이어지면서, 이인영 장관이 공개적으로 제시한 사안 외에도 추가적으로 한미 간 남북 협력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일부는 이 협의가 워킹그룹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2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워킹그룹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협의였다. 워킹그룹은 그것대로 논의될 것 같다"며 "워킹그룹을 대체하는 형식으로 준비되거나 마련된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협의 정례화 여부에 대해서도 이 당국자는 "이후의 협의 방식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 당국자는 "한미 간 일치된 대북 접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한미 간 각급에서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고 이러한 방식의 소통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남북관계 발전에 유용성과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밝혀 통일부-국무부 간 소통의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워킹그룹의 종료에 대해 "워킹그룹이 한미 간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의견 조율 및 협의 기제로서 기능하기도 했다"면서도 "다만, 남북관계 개선의 장애물 등 일부 비판을 받았던 것 또한 사실"이라며 워킹그룹이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일부의 비판을 시인하기도 했다.

한편 이인영 장관은 "지금이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정세의 분수령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근의상황이 대화 재개를 위해서 매우 좋은 기회인만큼, 북한도 조속히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김 대표는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상당히 중요한 순간, 시점에 와있다는 말에 공감한다"며 "우리의 대화 제안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일부 장‧차관과 면담 및 협의를 가진 성김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및 주요 당국자들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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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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