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특히 접종이 빨랐던 75세 이상 고위험군의 코로나19 감염률이 뚝 떨어졌다. 백신 접종 효과가 본격화했다.
그러나 기존보다 전파력이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속도도 빨라지는 것으로 동시에 확인됐다. 결국 백신 접종 속도에 감염 확산 차단 성공 여부가 걸렸음을 다시금 확인하는 모양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5세 이상 고령층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90%에 도달한 이달 2주차(지난주) 들어 해당 연령층의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발생률이 2.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5주차의 15.8명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결과다.
고령층 백신 접종은 지난 2월 26일 시작됐으며, 이후 서서히 접종 효과가 나타났다. 75세 이상자 그룹에서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발생률은 4월 3주차 7.9명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감소하면서 5월 1주차 5.5명, 5월 3주차 4.1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6월 1주차에 3.3명, 지난주에는 2.3명까지 감소했다.
방대본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75세 이하 연령대에서도 예방접종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다면 코로나19 전체 발생 규모는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앞으로도 주요 변수가 남아 있다. 백신 수급 상황과 변이 바이러스 발생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인구 전체가 넉넉히 맞을 수 있을 수준의 백신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특히 변이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일부 외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빨라지며 최근 들어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금 늘어나는 모습이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앞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80%에 육박한 영국의 경우, 델타 변이 전파세가 최근 강해지면서 예정했던 봉쇄 해제 시기를 한 달여 뒤로 늦추기까지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꾸준히 검출되는 가운데, 특히 국내 감염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해외 유입 단계가 이미 지나고, 국내에서 자체 전파되는 수준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국내에서 확인된 총 변이 바이러스 검출 건수는 1964건이었으며, 최근 한 주 검출량은 전체의 10%를 넘는 226건에 달했다.
지난주 226건 중 대부분인 195건이 국내 감염 사례였으며, 해외 유입 사례는 31건에 그쳤다. 국내에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충분히 퍼져, 언제든 새로운 감염 고리를 만들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주 신규 변이 감염 사례 226건 중 192건이 알파 변이(영국 변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베타 변이는 3건, 감마 변이는 1건, 델타 변이(인도 변이)는 30건이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영국에서의 분석 결과,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하는 경우 델타 변이에도 방어 효과가 매우 높다"며 "1회 접종 시에는 방어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으나, 2회 접종 시 (델타 변이) 예방 효과는 60~88%로 판단하고 있고, 입원 등의 중증 방지 효과는 92~96%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즉, 코로나19 백신이 알파 변이뿐만 아니라,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높다고 알려진 델타 변이에도 효과가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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