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대구병원서 식염수 백신 “누가 맞았는지 몰라”

군, "상황에 맞는 매뉴얼이 있다", "2번 맞아도 괜찮다"되풀이

군 장병에게 코로나19 백신접종과정에서 백신 대신 식염수를 접종한 어처구니없는 사실이 폭로됐다.

지난 14일 페이스북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백신 투약사고에 관한 제보글이 올라왔다.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제보된 글ⓒ인터넷 캡쳐

201신속여단에서 근무한다는 제보자의 글에는 “지난 10일 국군대구병원에서 화이자 백신단체접종을 받았는데, 부대 복귀 후 일부인원이 식염수만 들어간 주사를 맞아서 재접종한 통보가 있었다. 통보를 받고 병원으로 간 인원 21명 중15명은 정상적인 접종을 완료했고, 6명만 식염수 주사를 맞았다고 하는 데 문제는 정상적으로 맞은 인원과 식염수를 맞은 인원을 구별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책임이 있는 병원측은 일언반구 사과도 없이 너무 많은 인원을 접종하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말과 2번 맞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다"고 제보했다.

이어 “안전하다고 확신이 들게 해줘도 모자랄 판에 부작용이 있으면 어떻게 하냐는 말에는 그상황에 맞는 매뉴얼이 있다는 식으로 강건너 불구경하듯 말했다"라며 의료진의 무성의에 분통을 터뜨렸다.

제보자에 따르면 일반 사병은 재접종을 진행하지 않고 간부 중 10명 만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20대 젊은 나이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고 온 군대에서 혹시 모를 위험까지 감수하며 내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국군의무사령부 측은 “30세 미만 화이자 예방접종자 중에 6명에게 원액이 소량만 포함된 백신을 주사하는 실수가 발생했다”며 “재접종 여부 확인이 필요한 21명을 분류했지만 백신 원액이 소량만 포함된 주사기로 접종한 인원을 특정할 수 없었다”고 과실을 인정했다.

또 "재접종자들에게 일일 3회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특이 증상을 보이는 인원은 없다"며 "같은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군 접종기관 및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조제 절차에 대한 재교육과 절차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