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할당제 폐지'를 앞세웠던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 선출을 두고 시민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는 '2030 남성의 대변자'를 자처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한편,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을 정치적 동력으로 삼아 '트럼프식 분노 정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가 11일 논평을 통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당선은 한국사회 차별의 현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대표에게 "차별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차제연은 "이준석 당대표가 말한 '공정한 경쟁'은 무엇이냐"며 "모집채용 과정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하거나 탈락하는 것은 공정한가. 고졸이라는 이유로,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승진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공정한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해고로부터 보호되지 않는 것은 공정한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떤 집단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며 "차별받는 수많은 집단을 두고 특정 집단과 계층만 언급하는 것이야말로 불공정하다. 이준석 당대표가 과연 공정한 사회를 이룰 것인지, 불공정을 공정으로 은폐하는 사회를 만들 것인지" 우려했다.
이어 이 대표의 핵심 정책인 '모든 할당제 폐지'도 비판했다. 차제연은 "'할당제'는 흔히 '적극적 차별시정 조치' 또는 '적극적 평등실현 조치'로 불린다. 오랜 기간 누적된 차별의 결과 형성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이루어지는 조치"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우리 사회는 유의미한 할당제를 가져본 적도 없다"고 했다.
차제연은 이 대표가 "'할당제'를 문제를 부각시키며 마치 차별받는 사람들이 오히려 우대받고 있다는 착시효과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 선명한 차별의 현실을 부인하는 것을 멈추고 더욱 너른 시야로 차별의 현실을 직시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준석 당대표는 스스로 합리적인 정치인이라 자임해왔다"는 점을 들어 "차별금지법에 대한 비합리적인 억지와 선을 그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합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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