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조폭(조직폭력원) 흉내를 내며 학교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드는가하면 또래 학생을 감금하고 성폭행하는 범죄에 이어 이번에는 돈 한푼 없이 택시를 타고 줄행랑치는 이른바 '무전(無錢)탑승족'이 등장해 씁쓸함을 주고 있다.
더욱이 택시비를 낼 것처럼 행동하다 택시기사에게 되려 약을 올리고 도주한 것과 관련,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행위로 간주돼 촉법소년들의 도가 넘어선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일 페이스북 '전주 다말해'에 장문의 글과 함께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택시비를 지급하지 않고 도망가는 블랙박스 영상이 함께 올라왔다.
자신의 이버지가 택시기사라고 밝힌 글쓴이 A 씨의 말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0시 31분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서 한 중학생이 택시를 타고 17분 후 전주의 한 중학교 후문에 내렸다는 것. 당시 택시요금은 1만 원이 넘게 나왔지만, 요금을 낼 생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택시에서 내리기 전 이 학생은 기사에게 "친구가 나와서 돈(요금)을 줄 것이다"라는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학생의 말대로 하차 지점에 친구로 보이는 또 한 명의 학생이 나와 있었지만, 이 학생 역시 한패거리였을 뿐이었다. 블랙박스 영상에도 나와있듯 카드를 꺼내는 척 하더니 택시에서 후다닥 내린 친구와 함께 도망가기에 바뻤다.
여기에 하나 더. 입을 다물 수 없는 한 장면 가운데 택시비를 낼 것 같은 행동을 했던 학생이 도망 직전 택시기사에게 거짓말을 뜻하는 속어로 쓰이는 "응 구라야~"라는 말을 요금대신 내뱉기도 했다.
택시기사의 아들인 A 씨는 한편으로 이들 학생들의 행동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잘못된 버릇을 단단히 고쳐놓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A 씨는 "차라리 돈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했으면 아빠는 분명 배려해주셨을 것이다"고 말한 뒤 "(하지만) 성치 않은 몸으로 새벽까지 힘들게 일하시는 아빠가 얼마나 허탈해하셨는지 아느냐"고 분을 삭히지 못했다.
이어 A 씨는 "요즘같이 힘든 시국에 최저시급도 넘는 금액을 사기치면 아빠가 느끼실 허탈함이나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경찰서에서 끝까지 갈 것인지, 아니면 먼저 와서 사과를 할 것인지의 선택지를 남겨뒀다.
새벽까지 운전대를 잡는 아버지의 허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A 씨는 이같은 마음을 글에 고스란히 표현했다.
"딱 봐도 어느 학교다니는 학생 같은데 끝까지 잡겠다. 마침 학생이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아 얼굴이 CCTV에 정확히 찍혀 경찰신고까지 들어갔다"면서 "특히 택시에서 내린 장소의 한 상가 CCTV 영상 정보도 제공받아 끝까지 잡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현행법상 무임승차를 했을 경우 경범죄에 해당해 1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고, 계획적 무임승차는 사기죄로 간주해 징역 10년 이하 2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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