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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학교는 괜찮나요?...걱정마세요"

[기고] 부산금정초등학교 박종필 교장

COVID-19(이하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는 물론 개인 삶의 모든 영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교육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사회 변화의 속도보다 학교 사회는 더 빠른 속도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학교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등교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있지만 모든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다. 현재의 학교 사회를 미래형 교육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코로나19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학교에서 모든 단체활동을 금지했다. 학급 단위를 벗어나 함께 하는 활동은 할 수 없었다. 겨울방학 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기대에 부풀었던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를 포기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고 졸업식도 방송으로 진행해야 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 할 수 없었으며 이렇게 학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변화를 경험해야 했고 지금도 변화는 진행 중이다.

▲ 박종필 금정초등학교 교장, (전)부산시교육청 장학관은 부산에서 37년째 교사, 교감, 교장으로 학생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장학사, 장학관, 부산교총 회장을 역임한 현장 교육 전문가이다. ⓒ본인제공

지난 2020년 3월 조마조마하며 입학식과 개학을 준비했는데 결국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없었다. 입학과 개학이 계속 연기되다가 4월 중순부터 고3, 중3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온라인 개학을 했고 5월 하순에야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었다. 그 후 지금까지 3분의 1, 3분의 2만 나오는 퐁당퐁당식의 등교를 하고 있으며 등교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우리 교육의 허술한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학교 교육은 방향을 잃었고 비대면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대책 없이 방황할 때 필자는 학교의 교장으로서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우리 학교에서라도 온라인 수업 준비를 나름대로 해보자며 선생님들을 독려하며 준비해나갔다. 이후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온라인 수업 자료를 제공하고 시스템을 갖추었을 때 우리 학교의 모든 선생님이 실시간 온라인 수업에 잘 적응해 수월하게 온라인 수업을 도입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학교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학습의 질 관리가 어려워졌고 그로 인해 교육 불평등과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아무리 잘하더라도 학생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춘 대면 수업의 효과를 뛰어넘기는 어렵다. 이러다 보니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학력을 유지하는 반면 학교 교육에 의존하는 학생들은 기초학력이 떨어져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듯이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 수는 줄어들고 하위권 학생 수는 대폭 늘어나고 있다. 결국 학생들 학력의 하향 평준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절박한 현실에 처해 있다.

또 하나 안타까움은 학교에서 길러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인 인성을 발달시킬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서로 얼굴을 보고 부대끼면서 원만한 관계 속에서 또래의 문화를 공유,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올바른 사회성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등교해도 서로의 얼굴도 모른 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마스크가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고 있고.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함께 어울릴 수도 없으니 외톨이 신세나 다름없다. 그래도 학교에 나오는 것이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것보다는 나을 것으로 생각되기에 전면등교를 하게 되는 올해 9월이 기다려진다.

코로나19는 이처럼 학교 사회를 어둡게 만들었지만 학교를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에듀테크, 블렌디드 러닝, 스마트교육, AI(인공지능) 교육 등 미래 교육의 담론이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이를 앞당겼다. 전혀 무방비 상태였던 교실에 실시간 온라인 수업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가 미래 교육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가도록 하는 촉매제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부산에는 대면수업과 온라인수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블렌디드 교실이 구축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올해 완성되는데 모든 교실에 전자칠판이나 빔프로젝트가 설치되어 블렌디드 러닝 수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대구에서는 200개 학교가 AI(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하고 있으며 서울의 고등학교에서도 AI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AI 교육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19 때문에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환경에 적합한 교육 방법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머지않아 지식교육은 AI가 담당하고 교사는 인성과 창의성 교육에 몰입하는 교육의 대전환을 학교 사회는 경험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무엇보다 선생님들을 변하게 했다. 미래 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했고 각종 매체와 첨단도구를 다루는 동기와 역량을 키워 줬다.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선생님들의 전문성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하면서 블렌디드 러닝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인식은 모든 선생님이 공유하게 됐다. 시대 변화를 수용하고 인식을 바꾸게 된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선생님들은 수업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생산형 교사와 만들어진 콘텐츠를 활용만 하는 관리형 교사로 나누어지는데 갈수록 생산형 교사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아주 긍정적인 변화이다.

코로나19는 학교 사회를 크게 변화시켰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는 괜찮냐?"고 묻는다면 필자의 답은 "걱정마세요"다. 우리 선생님들은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기에 변화에 적절히 잘 대처해 나갈 것이고 새로운 미래형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현실에 잘 적응하고 실력을 쌓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학교가 책임지고 교육할 것이니 안심해도 좋다고 감히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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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부산울산취재본부 박성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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