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운송 기업 우버(Uber)가 영국 운전기사의 노동조건을 두고 노조와 단체교섭을 시작한다. 우버의 단체교섭은 이번이 최초다.
세계적으로 플랫폼 운송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가 확산하는 모양새지만, 한국의 대표적 플랫폼 운송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같은 흐름을 거부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 기업, 노동권 사각지대 될 이유 없다"
<가디언>, <로이터> 등 외신은 26일(현지시간) 우버가 영국 우버 기사가 소속된 산별노조 GMB와 단체교섭을 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우버와 GMB는 3개월에 한 번씩 만나 우버 기사의 안전, 노동조건, 임금 등에 대한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GMB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이번 협정은 긱 이코노미(geek economy) 기업이 노동권이 작동하지 않는 '황량한 서부(wild west, 무법지에 대한 비유적 표현)'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GMB는 "회사와 노조가 협력하면 모두가 혜택을 얻을 수 있고, 일하는 사람들의 안정적인 고용을 되찾을 수 있다"며 "다른 모든 사업자도 이에 따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2월 영국 대법원은 우버 기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우버의 일방적 운임 책정, 승객 별점을 통한 운전자 통제, 기사의 승차거부에 불이익 부여 등이 이유였다. 이에 따라 영국 우버 기사는 최저임금, 유급 휴가, 연금 등 노동자 지위에 따른 법적 권리를 갖게 됐다.
한국에도 플랫폼 기업 라이더 단체교섭 사례 있지만, 대리운전기사는 아직
한국에도 라이더의 경우, 노조가 회사와 단체교섭을 완료했거나 준비 중인 사례가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0월 라이더의 노동조건과 관련해 건강검진료 지원, 악천후 배송 중단, 배차중개수수료 면제 등을 내용으로 단체협약을 맺었다.
라이더유니온도 지난 2월 쿠팡에 쿠팡이츠 라이더의 노동조건에 대한 단체교섭에 나서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던 쿠팡은 이에 응하겠다고 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공동 교섭단을 구성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며 "공동교섭단이 정리되면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버 기사와 비슷한 형태로 일하는 한국의 플랫폼 운송 기업 기사들은 단체교섭을 시작도 하지 못했다.
대리운전노조는 지난해 8월 카카오의 플랫폼 운송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에 교섭을 요청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사는 플랫폼을 제공할 뿐 대리운전기사를 고용하는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이를 거부했다.
지난 1월 중앙노동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기사의 사용자라는 판정을 내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여기에도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리운전노조는 사용자의 교섭 거부를 이유로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고 지난 4월 조정 종료 결정에 따라 쟁의권을 획득했다.
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쟁의권을 확보한 이후 대리운전기사들의 요구안을 다시 한 번 모으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대리운전기사의 상황을 알려나가기 위한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의 단체교섭 상황에 대해서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국의 대표적 운송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도 이미 중노위 등을 통해 확인된 교섭 의무를 이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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