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는 25일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을 수도권에 건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황희 문체부 장관의 <문화일보> 인터뷰와 관련해 "황희 장관의 수도권 우선주의 발언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날 창원시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데도 이건희 컬렉션의 향후 거취에 관해 마치 수도권에 짓는 것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한 발언은 신중을 기하지 않은 경솔하고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며 “이같은 언론 보도로 인해 ‘이건희 미술관은 수도권이 적합하다’는 범국민적인 분위기가 형성될까 우려스럽다”고 한탄했다.
위원회는 이어 "수도권 국민만 국민이 아니다. 금껏 중앙정부가 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도 비수도권 국민들이 문화향유권을 누릴 수 있도록 심도있는 정책적 고려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미 수도권 시민들은 이건희 컬렉션의 소장품과 유사한 구성, 퀄리티의 작품들을 20여 년 전부터 지척에서 누려왔다"며 "만일 황 장관의 발언데로 수도권에 이건희 컬렉션만을 위한 미술관을 짓는다면 이것은 삼성미술관 ‘리움2관’을 국비로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방 유치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황희 장관은 지난 24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이건희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별도의 미술관을 신축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정부는 국민의 접근성을 고려해 수도권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추진위는 이날 성명서에 "수도권은 많이 볼 수 있는 접근성이 있는데, 미술관을 지방에 둘 경우 빌바오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유치경쟁 과열 등으로 엄청난 국고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황희 문체부 장관의 수도권 중심주의적 발언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많은 사람이 작품을 감상하고 향유하기를 바란 기증자의 정신과 국민의 접근성 등 두 가지 원칙을 놓고 결정하겠다는 황 장관의 시사에 대해 "수도권에 밀집된 사람들만을 위해서 이건희 컬렉션이 이용돼야 한다는 것이 기증자의 뜻이냐"고 반문했다.
추진위는 황 장관의 국민의 접근성 발언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라며 “가뜩이나 ‘서울공화국’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시대에 현직 장관이 나서서 지방 인구 유출을 부추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꼬집었다.
또한 미술관의 지방에 두면 빌바오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유치경쟁 과열로 이어진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의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며 “무슨 근거로 빌바오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하는지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추진위는 "그러지 못할 경우 분명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지자체의 유치경쟁은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된 양질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방으로 확산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누려야 할 ‘문화향유권’을 비수도권 시민들에게도 보장해주기 위한 지방정부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성명서 말미에 “남동부권은 ‘문화불모지’라 부를 만큼 미술관 수가 적다”며 그 대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사람이 작품을 감상하고 향유하기를 바라는 기증자의 뜻에 띠라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방과의 균형발전을 위해 미술관은 꼭 지방에 설립돼야 한다"며 간곡히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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