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중국이 공식 입장을 통해 반발한 가운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관계의 특수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2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관련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정의용 장관은 "우리 정부는 양안 관계의 특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매우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내용만 공동성명에 포함시킨 것"이라며 "역내 평화 안정은 역내 구성원 모두의 공통적인 희망사항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1일(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에 24일(현지 시각)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순수한 중국 내정 사안"이라며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 관련 국가들은 대만 문제에 대해 언행에 신중해야 하며 불장난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기업이 미국에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중국 측의 불만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문승욱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은 "이번에 양국 간, 특히 경제 분야에서 논의됐던 의제들은 코로나19 극복, 기후 변화 대응, 안정적 공급망 구축 등 모든 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글로벌한 의제였다"며 "이는 특정 국가하고 관련이 되거나 특정 국가가 배제되거나 하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경우 우리 수출의 가장 큰 시장이고 주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라며 "기업들도 대중국 투자를 계속 추진하고 있고, 정부도 앞으로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중요 교역 국가는 계속 경제협력 관계로 확대·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간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정의용 장관은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정책과 관련하여 미국과 북한 간에 대화가 조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저희는 기대하고 있다"며 "그것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예단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미국은 이번 계기에 성김 대사를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함으로써 이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북한에 대해 매우 긍정적 메시지"라고 평가하며 "북측도 조만간 긍정적으로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국이 협력하기로 한 우리군 장병 55만 명분의 백신은 다음주 중으로 외교부를 통해서 복지부에 빠른 시일 내에 보내주겠다고 알려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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