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존재감을 나타내면서 정치인으로 변신을 모색한다는 기사가 연일 도배되고 있다. 여기엔 현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확실하게 세우고 있는 야당의 의중과 얼마간 결이 같은 특정 중앙언론들도 한 몫 단단히 역할분담을 하는 모양새다.
서로 목적이 같은 지향점을 향하다보니 일견 윤석열 전 총장이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모색하지만 변화는 가능하나 결과의 성공은 결코 장담 못한다. 그 이유는 그가 검찰수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여준 하나의 우직한 모습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우직하게’ 검찰수장으로서 결의를 보여준 것은 다름 아닌 오직 조국 전 장관 죽이기 하나에 몰두한 점이다.
조국 전 장관을 낙마시키기 위해 조 전 장관의 일가족을 겨냥한 칼잡이로서의 강렬하게 국민들에게 각인된 모습은 추미애 전 장관 등 오랜 정치인의 길을 걸어온 이들과의 극심한 대립과 갈등의 모습에서도 숙명적으로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무엇보다 그는 여권의 ‘검수완박’에 맞서다 검찰총장직을 내던졌다. 그로 인해 역설적이게도 윤 전 총장은 현 정권과 맞서는 투사로서 이미지로 투영되면서 새로운 신흥강자 정치유망주로 떠 오른 것이다.
그리고 윤 전 총장은 5·18 41주기에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이자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 우리 국민들 가슴속에 활활 타오르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지면서 “5·18은 어떤 형태의 독재와 전제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메시지 자체로만 보면 지극히 원론적이다. 그럼에도 윤 전 총장이 일부 언론에 설명한 자신의 메시지 이면을 보면 여전히 그는 칼잡이로서 면모를 보였다. 그가 힘주어 말하는 “5·18 정신은 힘을 가진 자가 권력을 남용해 누구를 탄압할 때, 그것이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끊임없이 거부하고 저항하라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의 반대는 독재와 전체주의, 현 정부는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 하지 않았느냐”고 강조하는 대목에선 그의 주적이 문 대통령과 현 정권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 있다는 걸 그가 온 몸으로 말하는 느낌”이란 말이 나온다.
때문에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권에 대항하는 투사로서의 존재감을 키울 수는 있겠지만 그가 보여주는 정치방식과 그가 내 뱉는 정치적 언어는 ‘반대’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처럼 특정 누군가에 반대하는 방식의 정치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반대’하는 방식의 정치로는 미래를 견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김대중 전 대통령만을 반대하는 모습으로 정치적 흥행을 거두긴 했으나 국민들은 ‘반대하는 정치인’이미지가 굳어진 이 전 총재 대신 ‘새로운 시대’를 말한 노무현을 택했다.
그 이유는 국민들이 선택하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대선은 과거에 대한 투표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투표이기 때문이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지난 20일 “과목별 족집게 과외 선생님을 찾아다니면서 ‘단기속성’ 코스를 밟고 있는 학생 같다”고 꼬집는 말에 정치인 윤석열의 답이 있는 것 같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