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까다로운 냉동 보관이 필수였던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하 화이자 백신)을 냉장 보관해도 된다는 유럽의약품청(EMA)의 권고안이 나왔다.
화이자 백신 접종이 더 용이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방역당국 역시 이 같은 권고안을 고려하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EMA 인체의약품위원회(CHMP)는 권고안을 통해 "기존 승인한 화이자 백신의 보관조건을 변경해 유럽연합(EU) 백신 센터가 해당 백신을 더 용이하게 취급할 것을 권장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EMA의 화이자 백신 보관 권고안은 섭씨 2~8도 조건의 일반 냉장고에서 최장 31일간 보관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변경됐다.
EMA는 화이자 측이 제출한 추가 안정성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EMA에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지난 2월 화이자 백신 보관조건을 일반 냉동고 수준인 영하 25도~영하 15도에서 최장 2주간 보관하는 것으로 변경한 바 있다.
당초 화이자 백신은 영하 75도에서 최장 6개월간 보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까다로운 보관 조건으로 인해 화이자 백신의 취급을 위해서는 특별 냉동차량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다.
그러나 이번 EMA 결정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 속도는 크게 올라갈 수 있게 됐다.
국내 당국도 이 같은 결정을 바탕으로 화이자 백신 보관 조건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화이자 백신의 유통·보관 기간의 연장은 제약사 신청 후 식약처의 허가변경이 필요하다"면서도 "기존 보관 조건을 (EMA 권고에 따라) 섭씨 2~8도에서 5일~31일로 연장하는 안이 제약사 신청에 따라 허가변경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반장은 이어 "허가변경이 완료된다면, 화이자 백신 유통이나 보관 시 탄력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향후 화이자 백신이 대량으로 들어와서 많은 국민에게 예방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므로, (까다로운 보관 조건으로 인해 제한됐던) 예방접종센터 이외에도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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