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해외 골프투어가 중단되면서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대구·경북 일부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의 배짱영업 행태에 대한 비난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다.
정부의 세재 혜택을 누리는 대중제 골프장들이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 이른바 ‘스리 피’를 인상하는가 하면 음식물 반입 금지 또는 끼워 넣기 등 온갖 편법으로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 회원제(프라이빗·13곳)와 대중제(퍼블릭·24곳) 골프장을 대상으로 같은 해 5월과 10월 입장료 변동 추이를 조사한 결과, 이 중 절반가량인 18곳(48.6%)이 그린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 그린피를 가장 많이 인상시킨 골프장은 스크린골프장으로 유명 골프존이 운영하는 골프존카운티 구미(대중제)로 5월 까지만 해도 주중 9만원, 토요일 13만원을 받던 입장료를 10월부턴 각각 3만원과 2만원을 올려 12만원과 15만원을 받았다. 주중 그린피가 종전보다 무려 33%, 토요일 15%에 달하는 인상률이다.
서범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골프 대중화에 역행하는 대중제 골프장들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자를 돕는 게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북지역 일부 골프장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종 요금을 기습적으로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지역 골프장의 경우, 예전 대비 그린피와 캐디비를 2만원 ~ 4만원, 1만원을 각각 인상했다.
아울러 청도 그레이스CC의 그린피는 현재 2부 주중 15만원, 주말 19만원 선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2만원 ~ 3만원 인상했고 칠곡 세븐밸리CC도 지난 2월부터 카트비를 1만원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캐디비도 3월부터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렸다.
이에 골프장을 찾는 일부 지역민들은 “가격 담합을 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용료 인상을 시키고도 정작, 서비스는 엉망이다”면서 “골프장 내 음식 반입은 절대 금지 하면서 제공하는 음식의 수준은 최악 저질”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경북 향토 기업을 표방하는 문경레저타운은 그린피, 캐디비 1만원씩의 인상도 모자라 부킹 조건으로 골프장 내 식당 이용 의무조항을 내걸었다가 지탄을 받기도 했다.
한 이용객은 “클럽하우스에서 1인당 2만원 의무 식사 조항을 부킹 조건으로 5월부터는 식당 이용 여부와 무관하게 식사 및 특산품 비용을 청구한다고 통보하기도 했다”면서 “비난이 커지자 결국 식사 의무 조항 철회를 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0일 매일신문 등에 따르면 대가야 골프장은 손님의 개별 음식물을 발견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은 캐디에게 벌금을 물리는 방법으로 음식물 반입을 제재하고 있다. 또한 손님을 무리하게 끼워넣어 플레이가 지연되는 바람에 9홀을 돌고 30분 넘게 기다리는 경구도 생겨나고 있다.
한 골퍼는 “코로나 이전에는 손님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음식 반입을 묵인했는데 최근 손님이 몰리자 자세가 180도 달라졌다”며 “캐디가 준비해 간 음식물을 빼앗아 모처럼 좋은 기분을 망쳤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해당 골프장들은 “그린피는 이벤트를 통해 할인해주고 있고 음식물 반입 금지 및 소지품 검사는 필드에서의 안전 및 방역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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