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5·18 당시 광주에 침투한 북한군이었다고 주장했다가 최근 이 주장이 사실무근이었음을 밝힌 탈북민이 얼굴과 본명을 드러내고 직접 해명했다. '김명국'으로 알려진 탈북민 정명운 씨는 광주 시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정 씨는 1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북한군사정치연구소'에 올린 '5·18민주화운동 북한침투설 해명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바로가기)을 통해 "2008년도쯤에 술자리에서 한 이야기가 책으로로 출판돼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정 씨는 "그 이야기는 이미 2012년에 국가정보원에 불려가 해명하고 끝난 줄 알았다"면서 "이야기가 각색돼 <보랏빛 호수>라는 책으로 출판됐다는 것도 최근 저를 찾아온 JTBC 취재진으로부터 들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면서 "광주 시민에게 미안하다.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특수군 참모장(대령) 출신으로 2006년 남한에 들어온 정 씨는 2008년, 자신과 하나원에서 함께 지낸 탈북민 A 씨, 자신과 같은 고향 출신의 탈북민 B 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북한군 시절 조장으로부터 들은 '5·18 북한군 침투설'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정 씨의 이야기를 들은 A 씨가 이를 기록 형태의 소책자로 만들었고 이 소책자를 바탕으로 2017년 증언록 <보랏빛 호수>가 쓰였다는 게 정 씨의 설명이다.
정 씨는 "당시 A 씨와 B 씨가 내 말을 믿지 않자 그들의 고집을 꺾기 위해 (조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라고 하지 않고) '내가 직접 내려와서 안다'고 말했다"면서도 자신은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했지만 <보랏빛 호수>는 내용이 많이 각색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5·18 북한군 침투설'은 북한에 만연한 이야기"라며 "조장이 '자신이 광주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조장이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조장은 '영웅' 칭호를 받은 사람이고 북한군에서 '영웅' 칭호를 받으려면 전투에서 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린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의 기자간담회에서 조사위는 해당 논란에 대해 "김명국으로 알려진 탈북민 정명운 씨를 조사하면서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정 씨가 2013년 채널A와의 인터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의사와 상관 없이 촬영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며 "정 씨는 현재 신변 위협을 호소하며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정 씨가 '조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는 '5·18 북한군 침투설'에 대해서는 정 씨의 진술을 "국정원과 국방부 등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와 연계해 북한 특수군 침투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5·18 당시 구속 또는 송치된 616명 중 북한과 연계됐다는 공소사실이나 판결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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