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영남대학교 김혜경 교수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동료 교수에게 강간을 당한 사건을 대학 측이 덮으려 한다는 억울함을 호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영남대가 강간을 덮으려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이후 학교명과 교수들의 실명은 비공개 처리로 수정됐고 12일 오전 10시 기준 6만7000여명의 동의를 얻었고 100명 이상 사전 동의를 받아 공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원인 김 교수는 “같은 대학교 동료 교수로서 같은 센터에 근무하던 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여자로서 세상에 나 강간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죽기보다 수치스러운 일입니다만, 용기를 내서 제 실명을 밝히고 공개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 교수로 동료 교수에게 강간을 당해도 영남대는 덮기에 급급했다”며 “얼마 전까지 영남대 부총장이었던 교수가 같은 센터에서 감독하고 있기에 강간 피해를 말하고 분리조치를 해 달라 했지만,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는 말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로는 저를 내쫒으려고 보직을 없애고 회의에 부르지 않는 등 업무에서 배제했다”면서 2차 가해가 이뤄졌다고 덧 붙였다.
또한 “동료 여교수마저 강간한 교수이면 학생들은 얼마나 위험할까 싶어 영남대 양성평등 센터에 신고하고 학생들과의 분리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영남대는 거창하게 성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뭔가 하는 척만 할 뿐이고, 동료 여교수를 강간한 남자 교수에 대해 학생들과의 분리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면서 “이런 조치가 적절한지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여자교수가 강간을 당해도 이런 정도면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는 어떻게 하냐. 저는 실명을 공개했으니, 제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생각하면 고소하라”며 “숨죽이고 뒤에서 우는 많은 여성들을 대신해 호소한다. 영남대는 이렇게 강간을 덮으려고만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여러분께서 힘이 되어 주시고 이렇게 영남대가 권력으로 사건을 덮으려는 처사를 감시해 달라. 여자교수를 강간한 교수가 학생들을 만나는게 맞는지 영남대에 물어달라”고 호소하며 글을 마쳤다.
한편, 김혜경 교수는 지난 2월 동료 교수를 강간 혐의로 고소했고 경북 경산경찰서는 해당 교수의 성폭력에 대한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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