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외부에 의뢰해 4·7 재보선 참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조국 사태'와 '부동산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은 20·30 여성 유권자들의 이탈 요인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서울시 유권자 대상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결과 보고서'를 당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보고서는 약 20페이지 분량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유권자 가운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은 '잔류 그룹'과, 민주당 지지를 철회한 '이탈 그룹'으로 나눠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조국사태가 현 사태의 시발점… 현 정권 위선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탈 그룹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 △검찰 개혁 △LH사태와 부동산 문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등을 재보선 패인으로 꼽았다.
먼저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특혜 의혹 등 이른바 '조국사태'와 관련된 이슈에서 이탈 그룹은 상대적 박탈감, 정권의 위선과 내로남불 등을 지적했다.
잔류그룹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 한 30대 여성 지지자는 "조국을 감싸면 안됐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명확하게 잘못한 부분이 가족들 일로 있었다. 윤미향 의원도 할머니가 서운한 게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감싸는 것 자체는 잘못돼 보였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이슈는 자연스레 검찰 개혁에 대한 이슈로 이어졌다. 이탈 그룹은 개혁 공감대 형성 실패, 성과 부재 등을 지적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도 지난달 9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고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그 과정상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 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무것도 없는 서민으로서 상실감을 느꼈다... 평생 모아도 집을 살 수 없구나"
이탈 그룹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던 'LH사태'와 맞물려 부동산 문제에 상실감을 호소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잔류 그룹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한 50대 여성 지지자는 "옛날에는 집을 사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믿었던 LH마저 그렇게 되니까 이건 누구를 위한 국가이고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잘못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편 가르기로 적대적 갈등을 동원하는 태도도 패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밖에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 코로나19 대응, 젠더 갈등 등이 패인으로 거론됐다.
지지를 유지한 그룹은 패배의 원인을 '수구 세력', '보수 언론' 등 외부에서 찾으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 전 장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문제 등에 대해 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을 패인으로 꼽는 등 지지를 철회한 그룹과는 극명하게 다른 의견을 드러냈다.
잔류그룹의 한 40대 여성 지지자는 이와 관련해 "너무 지칠 정도로 내버려 뒀는데 착하기만 한 대통령에 실망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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