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한국 고용 시장에 미친 영향력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1년의 한국경제: 경제적 영향의 중간 평가>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일자리 45만7000개가 사라졌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151만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199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1998년은 IMF 외환위기 여파가 본격화한 시기다.
산업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력이 본격화한 지난해와 더불어 1975년 1차 석유위기(일자리 22만2000개 감소), 1980년 2차 석유위기(31만6000개 감소), 2009년 세계 금융위기(31만1000개 감소) 시기 등 총 5개 외부 충격 시기를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민간소비 성장률 하락폭 역시 지난해가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전해 대비 7.41%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998년의 19.7%포인트 감소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1980년의 성장률 하락 폭이 7.39%포인트 하락이었고, 2009년에는 3.2%포인트, 1975년에는 2.7% 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락 폭은 다른 비교 대상 시기에 비해서는 크지 않았다. 1998년 GDP 성장률은 13.1%포인트 하락했고, 1980년에는 12.3%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에도 3.9%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3.7%포인트 하락 당시보다는 성장률 하락 폭이 컸다. 1975년에는 2.6%포인트 하락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충격 이후 1년간의 경과를 정리한 중간 집계로, 종합 분석 결과로 볼 수는 없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 GDP 성장률이 저점을 찍은 후, 현재는 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회복세는 제조업과 수출이 주도하고 있으며, 고용과 민간소비, 서비스 부문의 회복세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산업연구원은 밝혔다.
코로나19 타격이 산업별로 각각 다른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 가능한 대목이다.
예술과 스포츠, 숙박, 음식, 운수업 등 대면 서비스 업종이 큰 타격을 받은 반면, 바이오와 반도체, 온라인 유통업 등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것으로 평가받는 일부 업종은 오히려 성장세를 구가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산업별로 "양극화"라고 부를 수 있을 수준의 충격 편차가 큰 만큼, 정부가 "지원정책을 펼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일부 업종에 한시적으로 "초과이익세" 부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업종에 특별세를 더 걷어 이를 어려운 업종에 배분하는 지원책을 모색할 때라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근본적으로 "경제적 충격 최소화를 위해서는 감염병 억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감염병 확산 저지가 경제 회복의 가장 근본적 대책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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