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해외여행의 제동이 걸리자 청춘 여행객들의 시선이 국내로 쏠리면서 급변하는 여행의 판도와 흐름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지역의 방치됐던 폐가를 활용해 카페 겸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면서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 있어 화제를 낳고 있다.
◆경북 문경시 산양면 소재 양파 밭 옆 버려진 폐가의 화려한 변신... 어떻게 ‘핫플’이 됐나
인구 7만1천여 명의 소도시 경북 문경시 산양면 소재 ‘화수헌’(花樹軒)이라는 카페 겸 게스트하우스에 지난해 약 8만명의 여행객이 방문했다. 문경시 행정구역 상 14개 읍·면·동 중 가장 작은 산양면은 4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화수원’이 위치한 산양면 현리 마을은 현재 40명이 살고 있고 예부터 인천 채씨의 집성촌으로 산 많고 볕이 잘 들어 산양(山陽)이라는 명칭을 가졌고 양파농사가 잘 된다는 것 외엔 특별한 관광 명소도 없는 이 동네가 갑자기 ‘핫플레이스’로 각광 받고 있다.
경북도에서 소멸하는 지방 도시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한 ‘청년 유턴 일자리사업(현 도시 청년 시골 파견제)’이 현재의 ‘화수헌’을 만들었다. 이 사업은 청년 다섯명이 한 팀을 이뤄 경북도에 정착해 사업을 하면 1인당 1000만원의 생활비와 2000만원의 사업비를 1년간(연장 최대 2년)지원 해주는 사업이었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도원우씨는 지인들을 모아 경북도에서 처음 시행한 사업의 1기생 중 팀 ‘리플레이스’를 결성했고 첫 90년대생 사업자가 됐다.
리플레이스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공간인 ‘화수헌’은 버려진 19세기 가옥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카페로 탈바꿈 했다. 또 화수헌은 공간 재생을 넘어 문경의 식자재, 원료를 활용한 음식을 판매하는 등 지역민과 상생하고 있다. 또한 리플레이스는 미력하나마 지역에 환원하고자 연중 1~2회 야외 결혼식 진행을 열어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폐양조장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 ‘산양정행소’도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944년 ‘산양협동양조장’으로 문을 연 산양정행소는 1970~1980년대에 밀막걸리를 한 달에 한번, 200말씩 만들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1990년대 이후 점차 쇠퇴하며 1998년 폐업했다.
이에 리플레이스는 양조장이었던 이 공간의 역사적 가치와 공간적 가치를 재해석해 ‘산양정행소’로 개발했고 ‘여행’의 의미를 가진 정행((征行)을 주제로 문경시 산양면을 여행하러 온 방문객에게 건강한 산양의 먹거리와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 볼거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
공간을 새단장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리플레이스는 올해 1~3월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74%나 늘었고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코로나19여파로 인해 2월 중순 ~ 3월 중순 임시 휴점한 점을 감안해도 놀라운 수치다.
한편, 경북도가 문경 화수헌을 기반으로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수요와 공급의 원만한 결합이 이뤄진다면 소멸 가능성이 높은 지역들이 위기 탈출을 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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