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설 공사 관급자재 구매 비리 의혹에 연루된 경남의 전·현직 업무담당 공무원들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관련된 품목은 학교에 설치된 알루미늄 새시 창틀과 바닥용 목재 플로어링, LED등, 에어컨 실외기 등 다양하다.
경남교육청이 지난 3일 경남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혐의 대상자들은 퇴직자 2명과 현직 5명 등 모두 7명이다.
이들은 경남교육청이 지난 2017년부터 관급자재 물품 구매 때 지역 업체를 중심으로 고르게 나누어지도록 개정한 ‘내부 지침’이 있었음에도 이를 어기고 특정 업체에 몰아주기 구매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교육시설 공사 관계 공무원들의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규정까지 새로 만들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교육당국의 반부패 교육 강화와 청렴한 교육행정 확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틈새가 있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실제 창원시 진해구의 한 중학교 행정실장의 경우 교내 시설물이나 물품 구입 등과 관련해 업체들로부터 접대와 향응을 요구하고 제공받아 왔다는 주장과 의혹이 제기돼 경남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프레시안 3월 26일자 보도>하기도 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해당 행정실장의 직장 내 갑질과 업무용 PC 불법 동영상 의혹 등과 함께 현재 감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교육청이 수사의뢰한 이번 사안은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올해 3월 12일까지 4개월에 걸쳐 관련 실태조사를 한 결과 드러났다. 경남교육청은 감사관실을 통해 전문 인력과 사이버 감사팀, 외부 위촉 건축사 등으로 특별점검반을 구성해 운영했다.
특별점검반은 조사대상 3년 동안 구매한 공사 관급자재 가운데 금액과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알루미늄 새시 창틀 등 10개 품목에 대해 조사했고, 한 업체와 품목별 발주 금액을 40% 이상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구매기준 위반 사항들을 적발해 관련자 7명과 업체 28곳을 확인했다.
경남교육청 감사관실 특별조사담당 윤소현 주무관은 “실태조사 결과 의혹이 가는 점들과 관련자, 관련 업체들은 확인했다. 하지만 수사권이 없어 통장 확인이나 금융계좌 추적 등에는 한계가 있어 고발이 아니라 수사를 의뢰했다”며 “수사 결과 혐의가 확인되면 그에 따른 교육청 차원의 징계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재 감사관은 “이번 사안의 경우 지난해 10월 19일 박종훈 교육감이 공사 관급자재 비리 근절을 지시해 실시된 실태조사 결과로 드러난 의혹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납품비리를 근절하고 대다수 공무원들이 소신과 긍지를 가지고 근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은 이번 실태조사 후 4월 16일부터 ‘관급자재선정위원회’ 운영과 ‘관급자재 구매 가상입찰 방식’을 도입해 시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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