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풍력발전 시대 창원서 열린다 … 지상발전 방식 개발

높은 고도에 연(Kite) 등을 띄워 전력을 생산하는 시대가 경남 창원에서 곧 열린다.

공중 풍력발전은 비행기나 드론 등에 프로펠러와 발전기를 장착해 하늘에서 전기를 생산해 지상으로 보내는 ‘공중발전’ 방식과 연 또는 글라이더 등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를 만드는 ‘지상발전’ 방식으로 나뉜다.

이번 창원에 조성될 예정인 지상발전 방식은 공중 풍력발전이다. 현재 이 발전소 조성하기 위해 예산은 한전이 지원하고 연구개발은 KERI에 그리고 창원시는 시험대 부지를 지원한다.

▲KERI의 한 연구원이 공중 풍력발전 성능 테스를 하고 있다.ⓒ한국전기연구원

KERI와 한전 그리고 창원시는 공중 풍력발전소 지속적인 업무 협력을 위해 4일 'MOU'를 체결했다.

이주훈 KERI 에너지시스템 제어기술팀장은 “공중 풍력발전은 활용 목적과 장소에 따라 응용성이 매우 높다”며 “앞으로 자동 운전기술을 접목한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창원 지역 내 300여 개 전기관련 기업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실증단지의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성무 시장은 "이번 협약은 공중 풍력발전이라는 ‘가지 않은 길’에 첫발을 내딛고, 대한민국 탄소중립 실현의 기반을 마련하는 상징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공중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시험의 성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KERI은 이번에 연구개발 중인 풍력발전은 에너지원의 잠재력이 크고 장소의 제한이 적다는 점이다. 기존 타워형 풍력터빈의 잠재적 총 에너지는 400TW이지만 전 세계에 설치된 타워형 풍력터빈의 누적 설치용량은 총 잠재력의 0.2%에도 못 미치는 743GW에 불과하다. 높은 고도의 바람에서 공중 풍력발전이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 총 에너지는 이론적으로 1800TW다. 이는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4.5배에 이르고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90배에 달한다.

또 경제성과 친환경성도 매우 뛰어나다. 동일 면적에서 연간 발전량은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6배 이상 높고, 각종 구성품(기초, 타워, 블레이드 등)이 10% 수준으로 재료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 한전은 산업계에 필요한 융합형 신기술을 개발하고, 전력·에너지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7년부터 개방형 R&D(Open R&D) 사업을 도입하고 있다. '공중 풍력발전' 역시 이러한 Open R&D의 하나로 한전과 KERI가 2018년부터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KERI는 창원시가 지원해준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활용해 공중 풍력발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원천 시스템 기술과 설계 특허, 제작 기술을 비롯해 제어, 운용기술 등을 다수 확보했다.

이날 창원시청 시민 홀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허성무 창원시장과 김종욱 KERI시험부원장을 비롯해 김숙철 한전 기술혁신본부장 등 주요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