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새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최종 후보군으로 추려진 4명 가운데 김 전 차관은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인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현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전망이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오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고 새 검찰총장 후보로 김 전 차관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적극적 소통으로 검찰 조직 안정화시키는 한편, 국민이 바라는 검찰로 거듭 날 수 있도록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소임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대검 과학수사부장, 서울 북부지검장, 법무부 차관 등 법무 검찰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주요 사건 엄정 처리해왔다"며 "국민의 인권 보호와 검찰 개혁에도 앞장서왔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서울지검에서 "어렵고 힘든 시기에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선명한 소신을 피력하는 대신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몸을 낮춘 행보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박상기, 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연이어 보좌한 경험이 있고, 2019년에는 검찰총장 후보군에도 올랐던 인사다.
지난달 박범계 장관은 "차기 검찰총장 인선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상관성이 크다"며 현 정부와의 정책적 공감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김 전 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친정부 성향이 강한 이 지검장을 배제한 채 4명의 후보군(김오수 전 차관,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 차장)을 압축한 뒤, 법조계 안팎에선 김 후보자를 사실상 유력한 후보자로 관측됐다.
김 후보자 지명은 이성윤 지검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4명의 검찰총장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이 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보다 선배 기수(20기)다. 이로써 이 지검장은 후배 기수가 총장에 오를 경우 자진사퇴하는 검찰 관례에 구애받지 않게 됐다. 김 후보자 발탁으로 검찰 고위직의 변동 가능성도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한편 박범계 장관은 이날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검찰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은 거악을 척결하고 불법을 일소하는 검사들에 주목했다. 불의에 눈감지 않고 수사로 정의를 구현하는 것은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면서도 "그간 우리들이 외우기만 한 검찰, 언론에 박제된 검찰 역할에 대해 배짱 있게 질문을 던져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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