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 예산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위원장(무소속, 버몬트)은 2016년과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경선에서 두번 다 2위를 한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이다.
샌더스는 이날 NBC 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코로나 19 백신과 관련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생명이 달린 상황"이라며 "백신이 필요한 가난한 국가들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약회사들이 지재권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나머지 국가를 도와야 한다는 것은 미국의 도덕적 의무일 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 결국 미국도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백신에 지재권 적용을 중단하자는 것은 미국 정부 내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상무부와 백악관 내부에서 지재권 적용 중단에 대해 반대 의견이 있으며 무엇보다 백신을 생산하는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 제약회사들은 지재권 적용 중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샌더스는 또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통해 밝힌 '미국 일자리 계획'과 '미국 가족 계획' 등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부양책과 관련해 "진보적 과세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엄청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의 절반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 수 있다"며 '부자 증세'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다.
그는 "세계 최고 갑부 중 한명인 워렌 버핏은 맞벌이 가정의 실효세율이 억만장자보다 높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대기업들은 미국을 재건하고 필요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공정한 세금을 납부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상당수의 기업들이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샌더스는 이어 상속세에 대해서도 350만 달러 이상을 상속 받을 때 누진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바이든은 취임 후 첫 의회연설에서 "연소득 40만 달러(약 4억4276만 원) 미만인 국민들에게 어떠한 증세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1%가 공정한 조세 부담을 위해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부자들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샌더스는 이런 '부자 증세' 정책에 대해 의회 내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정부의 증세에 대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비판적인 입장이다. 그는 다만 "적어도 민주당 내에서는 이제 1%만이 아니라 노동자 가정과 중산층을 보호하기 시작해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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