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5·2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세 주자' 없이 3명의 당 대표 후보들이 물고 물리는 양상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 판세는 안갯속이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1년을 뒷받침하고, 내년 3월 대선을 책임지는 임무가 새 지도부에 주어진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송영길, 홍영표, 우원식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서 송 후보는 12.7%, 홍 후보는 12.0%, 우 후보는 7.9%를 얻었다.
세 번의 출마 경험이 있는 송영길 후보는 인지도와 조직력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지며 '무계파'를 선언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을 90%까지 완화를 주장해 다른 후보들의 비판을 샀다.
을지로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지낸 우원식 후보는 '민생으로 정면돌파'라는 구호를 앞세웠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과 더좋은미래(더미래) 모임에서 활동하며 진보·개혁 성향 의원들과 접점이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전 대표가 그의 후원회장이어서 '친문' 색채가 강화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당내 친문 의원들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핵심 멤버인 홍영표 후보는 친문 성향이 짙은 당원들을 파고들었다. 홍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맡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처리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며 "마지막 한 순간까지 문재인 정부를 지켜낼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혼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는 게 각 캠프의 분석이다. 송 후보 관계자는 "민심과 당심이 수렴되고 있다"며 "패배를 딛고 다시 변화를 시작하려는 당원들의 요구가 높다는 것을 합동연설회 등 현장에서 몸으로 느낄 수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우 후보 관계자는 "국민이 바라는 개혁, 즉 민생을 힘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던 캠페인 전략이 통하고 있다"며 "온라인 권리당원 표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 같은데, 당원 게시판, 유튜브,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 등의 반응을 종합해볼 때 권리당원 표심에서 우 후보가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홍 후보 관계자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이루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코로나 위기 극복, 경제 회복 등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라는 게 대의원들과 권리당원들의 표심"이라며 "그런 요구들이 SNS나 현장에서 표심을 통해 모아지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투표 결과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 10%, 일반당원 5% 비율로 반영된다. 45%를 차지하고 있는 대의원과 40%인 권리당원 표심이 승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원내대표에 이어 '친문계 핵심'으로 통하는 홍 후보가 당선되면, 새 지도부의 친문 색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에 비해 계파색이 옅은 송 후보나 우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강성 지지층에 대한 견제로 해석될 수 있다.
당초 이번 전당대회는 4·7 재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쇄신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원론적인 반성과 쇄신 다짐에 그친 세 후보 모두 뚜렷한 타개책을 내놓지 못해 '당심 호소전'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최고위원에는 강병원, 황명선, 김용민, 전혜숙, 서삼석, 백혜련, 김영배 후보 등 7명이 출마해 이 가운데 5명이 새 지도부에 입성한다. 강병원·김용민·김영배 의원은 친문으로, 서삼석, 전혜숙 의원은 친이낙연계, 백혜련 의원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황명선 시장은 유일한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으로 대의원 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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