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해 인제대학교 전민현 총장을 향해 이 학교 B교수가 해당 논문의 저작권을 가진 학술지의 연구윤리 위반(중복과 표절) 판정에 대한 소명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태도를 지적하며 공개질의에 나섰다.
미국 결정성장학술지(Journal of Crystal Growth)는 지난달 6일 온라인 판에 전 총장과 관련한 논문 우려 표명(Expression of Concern) 공지를 띄웠다.
해당 학술지는 이 공지에서 “2004년 (전 총장이)게재한 논문은 같은 해 한국 A학술지에서 출간한 논문을 번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용표기 없이 번역해 게재한 행위는 심각한 연구윤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전 교수가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 2편도 같은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논문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최근 전 총장은 대학 구성원들에게 해당 학술지의 표절 판정에 동의할 수 없으며 해당 학술지로부터 어떠한 소명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 총장이 표절을 부인하고 나서자 이 대학 B교수가 직접 총장에게 실명의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B교수는 지난 26일 해당학술지와 학술지 편집위원장과 주고 받은 이메일을 공개했다.
학술지와 편집위원장은 “해당 논문의 중복과 표절에 대한 메일을 저자들에게 보냈고,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 저자들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메일을 보냈으나 어떠한 응답도 받지 못했다. 만약 회신이 없으면 제보된 혐의를 사실로 간주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회신했다.
B교수는 “해당 학술지의 편집위원회가 본인(전 총장)에 내려진 ‘우려 표명’에 대한 정정을 요청하는 것이며, 이의 진행과정을 구성원들에게 정직하게 알려주시는 것”이라며 전 총장에게 “문제가 된 3편의 논문 외에 또 다른 연구윤리위반 논문은 없는지”답변을 촉구했다.
B교수는 학술지에서 연구윤리 의혹(표절)이 제기된 논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 자체가 연구자(총장 또는 원 저자)의 명예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저널 측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사안이다.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저작권이 일반적으로 해당 학술지에 있다. 따라서 저작권을 가진 학술지의 논문표절 판정은 최종적이며, 확정적인 결정“ 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인제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번복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총장의 신분은 단순히 한 명의 연구자가 아닌, 대학을 대표하고 신뢰와 윤리를 바탕으로 구성원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B교수는 총장에게 필요한 것은 의혹에 대한 전면 부인이나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Journal of Crystal Growth 편집위원회에 본인에 내려진 “우려 표명”에 대한 정정을 요청하고 이의 진행과정을 구성원들에게 정직하게 알려주는 것“이라며 (어벌쩡 넘기지 말고)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B교수는 총장을 향해 문제가 된 3편의 논문 외에 또 다른 연구윤리위반 논문은 없는지 답변해달라고 채근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2019년에도 당시 총장이 논문 표절 논란으로 의원면직 처리된 바 있다. 전 총장도 총장 후보 때 논문표절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
전 총장 취임 후 학교운영을 둘러싼 각 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학교의 위기상황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