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화이자 백신 계약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경제 매체와 보수언론의 보도가 나왔으나, 방역당국은 이 부회장이 맡은 역할은 알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우리나라 백신 도입을 위한 공식협상은 정부와 화이자 사 간에 이뤄진다"며 "삼성이 이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는 저희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역할론'은 최근 들어 재계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이 부회장 사면 주장에 맞춰서 제기됐다.
지난 23일 <동아일보>는 최근 백신 확보에 이 부회장 등 기업인들이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백신 역할론'이 부상한다"며 재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작년 12월 정부와 화이자 간 백신 협상 당시 "이 부회장 인맥에서 (협상 실마리가) 풀렸다. 이 부회장과 삼성의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이 신문은 이 부회장이 사외이사 리스트에서 화이자와 가까운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회장을 발견해, 나라옌 회장을 통해 화이자 회장과 백신 총괄 사장을 연결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역할을 이 부회장이 한 바 있으니, 그를 사면해 백신 수급에 더 큰 역할을 맡기자는 맥락이다.
최근 갑자기 쏟아진 이 부회장 사면론과 맞물려, 이 같은 보도는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크게 증폭됐다. <중앙일보>는 전날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마스크 원료 조달, K주사기 개발, 백신 확보 등을 지원하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방역당국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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