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바이든 100일 50%대 지지율의 의미, 그리고 '백신 거부'하는 미국인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바이든 100일 50%대 지지율의 의미, 그리고 '백신 거부'하는 미국인들

트럼프보다 높지만 오바마에 비해 낮은 바이든 지지율...공화당 지지자 9%만 "바이든 지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대통령제를 실시하는 나라에서 대체로 취임 후 첫 100일은 국정 운영의 기틀을 잡는 기간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 취임 후 100일을 맞아 미국 언론에서 앞다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과반 이상(평균 54%) 바이든의 직무수행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발표된 바이든 지지율은 다음과 같다.

ABC 뉴스-워싱턴포스트 : 52% 찬성

CBS 뉴스-YouGov : 58% 찬성

폭스뉴스 : 54% 찬성

NBC뉴스 : 53% 찬성.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었지만 다른 대통령들과 비교했을 때 결코 높은 수치는 아니다. 바이든 이전 민주당 출신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44대)의 지지율은 61%였다. CNN 보도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리처드 닉슨을 사면한 제럴드 포드 대통령(38대 대통령)과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45대) 대통령만이 취임 100일 당시 지지율이 50%를 밑돌았다.

바이든 지지율의 특징은 취임 후 지지율이 53% 안팎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55%를 넘거나 52% 아래로 내려간 적이 거의 없다. 바이든의 '안정적인 지지율'은 대선 당시부터 이어온 것이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래로 바이든은 트럼프에 비해 꾸준히 4-10%p 가량 앞서는 경향을 유지해왔다고 CNN이 지적했다. 바이든은 대선 기간 동안 순위가 역전되지 않았지만 지지율 격차도 크게 벌어지지 않으면서 트럼프를 앞서 나갔고 선거에서도 4.5%p의 격차로 이겼다. (바이든 51.4% vs. 트럼프 46.9%)

50% 초중반대의 지지율이 바이든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보건위기와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권을 물려받은 바이든은 백신접종에서부터 1.9조 달러(약2140조 원)에 이르는 경기부양책 통과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위기에 잘 대응해왔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도 코로나19 대처에 있어 응답자의 69%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지지율은 미국 정치의 양극화 현상의 결과다. NBC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90%, 무당층에서는 61%가 바이든 직무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9%만이 지지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 지지자의 상당수가 아직도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해 "바이든이 선거를 도둑질했다"고 생각한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취임 후 공화당 지지자들의 바이든에 대한 지지율은 평균 10%에 불과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한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바이든 국정운영에서 가장 크게 불만을 품고 있는 지점은 국경안보 및 이민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국정운영 분야 중 국경 및 이민 문제(33%)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으며, 공화당 지지층은 이 문제(국경.이민 47%)를 현재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꼽았다.

바이든이 이처럼 낮지만 안정적인 지지율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여전한 '트럼프 충성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런 극단적인 양극화는 바이든의 지지율이 50%대를 넘어서기는 어렵지만 그 이하로 떨어지기는 쉽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이미 바이든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고집스럽게 그를 반대하고 있다. 기대를 걸었던 코로나19 백신도 물량 확보가 문제가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의 백신에 대한 거부감(5명 중 1명이 백신에 대한 거부감 표명)이 현재 직면한 문제다. 여간해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바이든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한 반면, 이에 비해 무당층의 지지는 허물어지기 쉽다.

어디로 튈지 모르던 전임 트럼프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직무 수행을 하고 있는 바이든의 50%대 지지율이 불안한 이유는 여전히 양분화된 미국 정치에 있다.

▲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AP=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