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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완벽(完璧)과 쌍벽(雙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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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완벽(完璧)과 쌍벽(雙璧)

한자로 쓰는 문제 중에 가장 많이 틀리는 것이 위의 두 단어이다. 특히 ‘쌍벽’을 한자로 쓰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雙壁’이라고 쓴다. 아마도 큰 벽이 두 개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이렇게 쓰는 모양인데, 이러한 단어들은 유래를 알고 나면 틀리지 않게 쓸 수 있다. 먼저 완벽(完璧)에 대해 알아보자.

벽(璧)’은 원래 동그랗게 갈고 닦은 옥(玉)을 가리키는 한자어이다. 이 글자에는 옛날 조나라 때의 고사가 전한다. 중국의 조나라에 ‘화씨의 벽〔和氏之璧〕’이라는 멋진 보물 구슬이 있었다. 그런데 진나라의 소양왕이 그 구슬이 탐이 나 진나라의 성 열다섯 개와 그 구슬을 바꾸자고 제의했다. 조나라는 주고 싶지 않았지만 진나라의 왕이 쳐들어올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구슬을 주기로 했다. 조나라의 왕은 그 구슬을 재주 있고 용감한 인상여(藺相如)라는 사람에게 맡겨 진나라에 보냈다. 인상여가 진나라에 가서 왕을 만나보니 왕은 구슬만 넘겨받고 땅은 도무지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인상여는 꾀를 내어 구슬에 흠집이 있다고 하여 구슬을 다시 자기 손에 받아 들고 나더니 별안간 큰소리로 “약속대로 땅을 주지 않으면 구슬을 내던져 산산조각을 내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진나라의 소양왕은 약속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또다시 인상여는 진나라의 왕이 구슬을 받으려면 일주일 동안 목욕재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그러겠노라고 하자 인상여는 부리나케 숙소로 돌아가 하인을 시켜 구슬을 조나라로 몰래 가져가도록 했다. 그리하여 구슬은 고스란히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이재운 외<우리말 100가지>)에서 일부 인용함) 그래서 완벽(完璧)이라고 하면 “한 점의 흠집도 없이 훌륭한 옥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한 기지를 발휘하여 “훌륭한 것을 그대로 무사히 보존한다.”는 뜻과 “빌린 물건을 정중히 돌려보냄”의 의미도 있다. 인상여의 기지가 아니었다면 완전한 구슬(완벽(完璧)이 적국에 넘어가거나 산산조각이 났을 수도 있다. 이러한 욕심에 관한 고사는 많다. 예문으로는

*행사 준비에 완벽을 기하다.

*반박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논리.

*그의 완벽한 일처리에 우리는 모두 경탄하였다.(이상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인용)

와 같이 쓸 수 있다. 그래서 요즘은 “어떤 사물이 흠잡을 데 없이 완전하거나, 또는 일처리를 흠잡을 데 없이 완전하게 한 것”을 의미할 때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한편 쌍벽이라는 말도 구슬에서 유래하였다. “두 개의 구슬”이라는 의미로도 쓸 수 있으나 가장 흔하게 쓰는 말은 “여럿 가운데 특별히 뛰어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둘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그래서 동사로 ‘쌍벽하다(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특히 뛰어나다)’라고 한다. 이때에도 ‘구슬 벽(璧)’ 자(字)를 쓰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바람 벽(壁)’(흔히 어른들이 ‘벼람박’ 혹은 ‘베람박’이라고 하는 말이 ‘바람 벽(壁)’자를 일컫는 말이다.)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멋진 구슬이 두 개가 있어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말인데 사람들은 큰 벽이 서 있다는 의미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한자로 쓸 때 오류를 범한다. 예문으로는

*이황과 이이는 조선 시대 성리학에서 쌍벽을 이루는 거목들이다.(<표준국어대사전>)

*태호와 삼룡이는 이번 졸업생 중에 쌍벽을 이루는 아이들이다.

와 같이 쓸 수 있다.

한자를 알면 우리말이 편하기도 하지만 한자로 쓰라고 하면 모두 힘들어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한자를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말이다. 그러므로 적당히 한자어를 익히면 어휘나 문장 만들기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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