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업준비생을 죽음으로 내몬 가짜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와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혐의 등으로 실제 김민수 검사 역할을 한 A(40대) 씨를 포함해 3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조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월 20일 서울중앙지검 김민수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에게 '당신 계좌가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돼 있으니 통장에서 돈을 인출해야 한다'라고 속여 42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취업준비생은 며칠 뒤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런 안타까운 사연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내 아들을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이 청원글은 당시 언론에 집중 보도되며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 11월 국내 조직폭력배들을 중국 현지로 불러들여 기업형 범죄조직을 결성했다. 이후 관리자, 팀장, 상담원으로 각자 역할을 분담한 뒤 미리 마련한 대포통장을 통해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송금받거나 직접 만나 가짜 금융감독원 신분증을 보여주며 대면 편취해 100억원 상당을 받아 챙겼다.
특히 이들은 범행이 발각될 것을 대비해 조직원들의 상호간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도록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로 역할을 바꿔 콜센터 사무실에 배치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또 이들은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중국에서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됐고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차례대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유튜브를 통해 20대 취업준비생의 소식을 접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한달 뒤 한국에 귀국해 숨어지낸 것을 추적, 검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거 소식을 전해 들은 아버지는 "평생 한이 맺힐뻔 했지만 자식의 한을 풀어준 경찰분들에게 감사하다"며 "향후 공판 과정에도 참여해 피의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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