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이번 선거 결과로 나타난 민의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질서 있는 쇄신이 필요하다"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5월 전당대회에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이날 전당대회준비위원회 회의에서 "패배의 아픔을 딛고 가장 공정하고 가장 아름다운 5월의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초선, 재선 의원들도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모임을 이날 연쇄적으로 열어 반성과 쇄신을 다짐했다.
재선 의원들은 간담회를 마친 뒤 공동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우리와 생각이 다른 목소리를 듣는 것에 부족했고, 정치 개혁 과정 속에서 민생에 소홀했다"며 "위선을 조장하는 정책과 기조가 있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돌아보겠다"고 했다. 이어 "20대 청년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점,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던 점 등 국민과의 공감이 부족했던 당의 모습에 깊은 반성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반성과 소통을 거듭 강조하며 '질서 있는 쇄신'에 호응한 것이지만, 구체적인 반성의 대상이나 쇄신 방안은 공동 입장문에 담기지 않았다. '조국 사태', '검찰 개혁',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민주당 내에서 금기시됐던 의제들을 적시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초선 5적' 등 비난을 받은 초선의원들의 반성론보다 온건했다는 평가다.
비공개 간담회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당내 온정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개별 의원의 전언에 머물렀다.
조응천 의원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패배 원인으로 '조국 수호'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국민들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었다"며 "초선들 발표 성명에 동의하고, 지지한다는 쪽으로 됐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어 "당내 경선에서 '그 나물에 그 밥'으로 가면 그냥 앉아서 죽는다. 혁신이 있어야 된다"며 "원내대표 (후보들이) 나왔는데 국민들이 보기에 '아~'라고 할 사람이 있겠냐고 보면 함량 미달"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도부 총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들을 중앙위원회가 아닌 전당대회에서 뽑기로 한 데 대해서도 "대단히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며 "비대위에서 결정이 됐는데 엎어버렸다. 이틀, 사흘에 걸쳐서 줄기차게 이야기해서 엎어버렸다. 그러니까 오만한 거다. 자기 기득권을 못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준위 회의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비중을 낮추고 일반 당원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도록 전당대회 룰을 수정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5월 전당대회까지 남은 시간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쪽으로 정리된 분위기다.
현행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45%), 권리당원(40%), 국민(10%), 일반 당원(5%)으로 구성된다. 권리당원은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으로, 일반 당원들보다 강성 지지층이 다수 포진해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선우 대변인은 전준위 회의가 끝난뒤 브리핑을 통해 "국민과 일반 당원의 비중이 굉장히 적다"며 "'이번 전당대회가 비상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강 대변인은 "(비율 조정에) 손을 대기에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다음 회의에서 더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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