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로 인한 작은 화재라도 이를 얕보다가는 그야말로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지난 11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주택에서 20대 여성이 식용유가 담긴 냄비에 불이 붙자 다급한 마음에 물을 부어버리는 과정에서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가스레인지에 가열하던 중 붙은 불을 끄려다 얼굴과 목 등에 1도 화상을 입은 것.
이 여성처럼 식용유로 인한 화재 발생 시 물로 소화를 시도할 경우 수증기로 변한 물이 기름과 함께 사방으로 튀면서 각종 화상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되려 화재를 키우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반 분말소화기(ABC)를 사용할 경우에도 식용유의 온도가 높아 꺼진 불도 다시 살아날 확률이 크다는 것이 소방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도내에서 발생한 430건의 음식물 관련 화재중 바로 이 식용유로 인한 화재가 전체의 10%를 차지하는 45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식용유를 많이 사용하는 주방에는 반드시 'K급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
Kitchen(주방)의 앞 글자 'K'를 딴 K급 소화기는 식용유 등 동·식물 화재에 사용할 경우 유막을 형성해 식용유의 온도를 낮추고 산소공급을 차단해 식용유 화재를 진압하는 소화기이다.
음식점이나 다중이용업소, 호텔, 기숙사, 공장, 의료시설, 업무시설, 장례식장, 교정·군사시설, 노유자시설, 교육연구시설 등의 주방에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한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식용유 화재 시 급한 마음에 물을 사용해 화재를 진압하려다 화상을 입거나 오히려 화재가 확산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식용유 화재를 대비해 주방에는 K급 소화기를 비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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