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림 앞에 두 사람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림 속에는 화려하고 거대한 빌딩이 우뚝 서 있었다.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숱한 얼굴들이 쌓였다. 영정으로 지어진 빌딩. 두 사람의 남편 얼굴도 거기에 있었다.
한 맺힌 12년 세월이 밀려왔다. 용산에서 장사를 시작하며 설레던 순간부터 철거민으로 설움 받던 나날, 참사가 터지던 끔찍한 순간과 가족의 시신을 냉동고에 넣어두고 견뎌야 했던 거리의 생활... 장례를 치르고 돌아가 감당해야 했던 이미 산산히 부서진 일상까지... 힘들어 잊고 싶다가도 잊을 수 없어 가슴 쥐고 울며 견딘 세월이었다.
12년의 세월은 길었지만 무엇이 바뀌었나 싶다. 당시의 시장은 희생자를 탓하며 다시 고통을 주고 있고, 그는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공공연히 빠른 개발을 약속하고 있다.
1일 용산참사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발언을 규탄했다. 오 후보는 참사를 희생자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다 거센 비판 여론이 일자 1일 사과했다. 유가족들은 "진심이 아니다. 진심이면 우리 앞에 와서 직접 사과하라"고 일축했다. 이날의 풍경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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