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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우리 아빠일까봐"...플로이드 마지막 영상 찍은 10대 소녀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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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우리 아빠일까봐"...플로이드 마지막 영상 찍은 10대 소녀의 증언

플로이드 살해한 경찰 쇼빈 재판 진행...검사 "8분46초 아니라 9분29초 목 졸려"

2020년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의 기폭제가 된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의 가해자인 데릭 쇼빈 전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대한 재판이 지난 2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쇼빈은 지난해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 지폐를 내고 물건을 산 것으로 의심되는 플로이드를 체포하면서 그의 목을 무릎으로 9분 가까이 눌러 숨지게 했다. 검찰은 쇼빈을 2급 살인과 3급 살인, 2급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2급 살인은 살인 의도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며, 최고 형량은 40년이다.

재판 둘째날인 30일에는 이 사건을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영상을 찍은 10대 흑인 소녀가 법정에 출석해 증언을 했다.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얼굴이 공개되지 않았고 '다넬라'라는 이름만 공개됐다.

사건이 일어났던 날 9살짜리 사촌 동생과 함께 간식을 사먹기 위해 '컵 푸드' 상점에 가던 길이었던 다넬라는 가게 바로 앞에서 경찰관들에 의해 체포돼 바닥에 엎드려 있는 플로이드의 모습을 목격했다. 다넬라는 경찰에게 잡힌 흑인 남성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촌동생을 혼자 가게로 들어보낸 뒤 자신은 가게 밖으로 나와 영상을 찍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가 무엇을 목격했냐는 질문에 "무서워하고, 겁먹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남자"라고 답했다.

"조지 플로이드를 보면서 아버지를 보고, 형제들을 보고, 사촌들과 삼촌들을 봤습니다. 왜냐면 그들은 모두 흑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살려달라고 하는 플로이드가 내 아버지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내가 그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지 못하고 그의 생명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날 본 것에 대해 너무 괴로워하며 매일 매일 사과하며 밤을 지샜습니다."

▲ 30일 재판에서 공개된 사건 현장.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다넬라는 사촌 동생과 함께 간식을 사먹으러 나왔다가 사건을 목격하고 영상을 찍게 됐다. ⓒ AP=연합뉴스

다넬라는 당시 자신이 목격한 것에 대해 증언하며 계속 울었다. 다넬라가 찍은 10분 짜리 영상은 사건 직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여론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저는 플로이드가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나는 숨을 쉴 수 없어요.' 그는 엄마를 찾으며 울었습니다. 그는 그것이 끝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고통스러워했고 그건(쇼빈의 행위) 옳지 않았습니다."

다넬라가 영상을 찍기 시작할 때는 유일한 목격자였지만 곧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경찰관에게 항의했다. 다넬라는 그러나 사람들이 그만하라고 요구를 하자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을 더 세게 누르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다넬라가 가게로 들여보냈던 9살 사촌도 증언을 했다. 그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가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다시 밖으로 나왔고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에 무릎을 대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플로이드가 숨이 멎는 것 같아서 매우 슬프고 미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격투기 선수 도널드 윌리엄스 2세는 "나는 살인을 목격했다고 믿었다"며 "경찰을 불렀다"고 당시 자신이 911을 통해 신고한 내용에 대해 밝혔다.

이번 재판에서 검찰은 쇼빈이 플로이드에게 과도한 폭력을 사용했다며 살인 행위라고 주장하는 반면, 쇼빈 쪽 변호사는 훈련받은 대로 했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라도 경찰이 공권력 사용을 이유로 유죄를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이번 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종차별적인 미국의 공권력과 사법체계에 대한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블랙웰 검사는 재판에서 8분46초로 알려진 목 조르기 시간이 9분 29초라고 지적했다. 그는 "플로이드가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4분45초, 발작으로 쓰러진 53초, 반응이 없어진 3분51초가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숫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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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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