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수호의 날을 하루 앞둔 25일 경북 칠곡군청에 특별한 그림이 전달됐다.
작품 명은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이다.
김기환(52. 서양화가)화가는 “제2연평해전 부상으로 남아있는 권기형 씨 손의 상흔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짙어지지만 우리 기억 속 그의 상처는 점점 옅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붓을 들었다”고 말했다.
칠곡군 가산면에서 갤러리 쿤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 작가의 작품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은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부상을 당한 권기형 상병의 왼손을 가로 60cm, 세로 73cm 크기의 유화로 표현한 작품이다.
김 작가는 지난해 6월 칠곡군이 호국영웅 8인을 초청해 호국영웅 배지를 달아주고 지역 청소년과 소통의 시간을 가진 ‘대한민국을 지킨 8인의 영웅’ 행사에서 권기형(39·구미시)씨의 손을 처음으로 접했다.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함정의 기관포탄에 k-2 총열 덮개와 왼손 손가락이 통째로 날아갔지만 개머리판을 겨드랑이에 지지해 탄창 4개를 한손으로 교환하면서 응사할때 , 자신도 심각한 부상임에도 다른 부상 동료들을 챙기며 끝까지 전투에 임한 부상당한 영광의 손이었다.
권 씨는 총탄으로 으스러진 손마디의 뼈는 골반 뼈를 이식하고 손목의 살로 복원했지만 손가락은 움직일 수 없다. 지금도 진통제가 없으면 통증으로 잠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작가는 칠곡군청을 통해 손 사진을 구해 한 달간 그림을 그렸다. 잊혀 가는 상처의 의미를 알리고 위로와 용기를 보내기 위해서다.
김 작가는“그날의 아픔이 느껴져 그림을 그리기 무척이나 힘들었다” 며 “앞으로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알리는 작품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림이 완성되자 전시 후 권 씨에게 전달해 달라며 칠곡군에 기탁하기로 했다.
자신의 손 그림을 접한 권 씨도 감동의 눈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권 씨는 “호국의 도시라는 명성답게 칠곡군은 백선기 군수님부터 주민들까지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제 손의 상처는 대한민국과 전우를 위한 영광의 상처”라며 “마음의 상처까지도 잘 표현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대한민국을 위한 희생은 잊어서도 잊혀져서도 안 된다” 며 “손 그림을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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