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첫 공판이 연기된 것을 두고 피해자가 2차 가해를 중단하고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23일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피해자 A 씨는 "저는 많은 걸 바란 적이 없다"며 "죄지은 사람은 벌 받고 피해자는 보호받을 상식을 기대했을 뿐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당초 오늘 예정됐던 1차 재판은 오거돈의 요청으로 3주 뒤로 그것도 재판준비기일로 바뀌었다"라며 "누군가에게는 짧은 시간일지도 모르겠으나 저에게는 한겨울 얼음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듯한 끔찍한 시간이 3주나 더 늘어났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성범죄자 오거돈에게 묻고 싶다. 사건이 발생한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본인의 죄를 인정하고 죄지은 만큼만 벌 받으면 안 될까요"라며 "사퇴공증 작성 이튿날 산에 올라가 시민들과 브이자를 그리며 기념사진을 찍고 팔굽혀펴기 100를 선보이며 트럼프 형님의 동생임을 자처하던 당신에게 최소한의 양심을 바라는 내가 이상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재판 연기를 신청한 오거돈 변호사 정재성 씨께도 여쭙고 싶다. 피해자인 제가 정치권과 관련된 의혹에 이렇게도 선을 긋는데 끝끝내 오거돈을 변호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모두 무혐의 결론이 났다는데 그렇다면 당신은 오거돈의 성범죄를 변호하는 건가. 추행 당시 오거돈은 오거돈이 아니었다는 말보다는 좀 더 그럴싸한 변론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를 협박하고 합의를 종용하며 본인의 책임에서 끝까지 도망쳤던 몇몇 분들께도 한마디 하겠다. 스스로를 속이며 끝없는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이 이제는 한심하고 불쌍하기까지 하다"라며 "저와 직접 만나 이번 사건을 피해자 중심주의에서 관심을 갖고 챙기겠다고 말씀해주신 국민의힘 박형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들께서도 약속을 꼭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지법은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정된 오 전 시장의 첫 공판기일을 내달 13일로 변경했다. 이는 최근 오 전 시장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부산이 공판기일 연기를 요청해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3일 열리는 공판은 준비기일로 진행되면서 오 전 시장은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있지만 공판준비기일에는 반드시 출석할 의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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