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사건으로 치뤄지는 4.7 보궐선거를 보름 앞둔 23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치켜세웠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며 "호텔 밥 먹지 않고 날선 양복 한 번 입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반 이상 남기는 쪼잔한 공직자였다"고 썼다.
임 전 실장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마을공동체 사업 등 박 전 시장의 정책을 열거하며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고도 했다.
임 전 실장은 또 "운전을 하다보면 자주 박원순을 만난다"며 "유난히 많아진 어린이 보호 구역과 속도 제한 구역을 지날 때마다, 제한 속도 50에 적응하지 못해 수시로 울리는 경고음을 들을 때마다 박원순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이어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며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2014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 박 전 시장과 인연이 있다. 그러나 4.7 보궐선거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데다, 지난 17일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했음에도 박 전 시장을 공직 윤리의 모범으로 묘사한 글을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 임종석 씨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어떤 이유로 치러지는지 모르지 않을 터인데,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놓고 2차 가해를 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기까지 하다"며 "즉각 2차 가해를 중단하라. 지속적인 2차 가해는 범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박원순 계승 발언을 잇는 찬양·두둔 발언은 성폭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더불어민주당은 2차 가해가 선거전략이냐. 피해자의 일상 복귀를 방해하는 정당이 천만 서울시민들의 삶을 책임질 수 있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결국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박영선 후보의 사과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마지못해 한 시늉에 불과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공허한 사과가 부른 2차 가해"라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다면 즉각 임종석 씨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