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당국도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청(EMA)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하 AZ 백신)의 계속 접종을 공식 권고했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 참석해 "WHO, EMA,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AZ 백신 접종 후 보고된 혈액응고 장애를 분석한 의학적 근거와 결론"을 검토한 결과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인한 위험이 지속되고 있는 현 국내상황에서 AZ 백신 접종을 지속하여야 함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위 "혈전 생성은 흔한 질병"
최 위원장은 "현재까지 자료로는 AZ 백신이 혈전 생성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신부정맥혈전증이나 폐색전증과 같은 혈전 생성은 코로나19 감염을 포함한 여러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질병상태"라고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오히려 "AZ 백신 접종 후 관찰된 혈전 생성 사례는 평상시 발생 수준보다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고도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다만 "아주 드물게 발생하는 특이 사례"로 AZ 백신 접종 후 "혈전과 혈소판 감소가 함께 동반되는 파종성혈관 내 응고장애와 뇌정맥동혈전증이 보고"된 바 있다고 전했다.
영국과 유럽에서 접종된 총 2000만 건 이상의 접종건수 중 파종성혈관 내 응고장애는 7건, 뇌정맥동혈전증은 18건이 각각 보고됐다. 두 사례 모두 접종인구 100만 명당 1명 내외의 빈도로 발생했다.
최 위원장은 해당 두 질병과 AZ 백신의 인과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뇌정맥동혈전증은 일반적으로 알고 계시는 혈전증과는 매우 다른 질환"이라며 "코로나19 백신과 상관없이 코로나19 감염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매우 드물게 발생할 수 있"어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뇌정맥동혈전증이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건수보다 AZ 백신 접종 후에 더 많이 보고"된 만큼 "해당 백신과 뇌정맥동혈전증의 인과성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최 위원장은 전했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사례로 인해 국민이 불안감을 가질 수 있으나 "AZ 백신은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중증감염과 사망을 줄이는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백신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위험 가능성을 훨씬 능가한다"고 계속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Z 백신 접종 후 뇌정맥동혈전증 아주 드물게 발생"
이와 관련해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나상훈 서울대 의과대학 순환기내과 교수는 뇌정맥동혈전증의 증세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만에 하나 백신 접종 후 아래와 같은 증상을 느끼는 이는 즉시 MRI 촬영이 가능한 대형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나 교수는 "20세 (피해자에게서) 발견된 뇌정맥동혈전증은 특히 하지에 생기는 신부정맥혈전증과 그것으로 인해 합병된 폐색전증과 같은 일반적인 정맥혈전증과 다른, 굉장히 드문 경우"라며 "2005년 외국 자료를 보면 인구 100만 명당 1년에 2~5건 정도 생기는 굉장한 희귀질환이며, 최근 연구를 보면 AZ 백신 연구로 인한 MRI나 CT 등 각종 검사 발달로 (사례가)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인구 100만 명당 13명 정도로 굉장히 드문 병"이라고 밝혔다.
뇌정맥동혈전증이 생길 경우 "일반적인 두통과는 다른 양상으로, 마치 망치로 머리를 때리는 것 같은,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일반적인 진통제로는 조절이 되지 않을 수준의 두통"이 발생하며 "뇌압 상승으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울러 "지혈이 잘 되지 않음에 따라 팔, 다리에 평상시에는 관찰되지 않는 빨간 점과 같은 작은 멍이 산재해 갑자기 발생할 수 있고, 일상 생활에서 생기는 (작은) 충격으로도 멍이 크게 드는 증상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고 나 교수는 설명했다.
이 경우 항응고제를 사용해 증상이 적절히 호전된다고 나 교수는 밝혔다.
"아나필락시스 인과 피해 2건 확인"
한편 한국 예방접종당국은 여태 접수된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 중 두 건에서 백신과의 인과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아나필락시스 부작용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서은숙 예방접종피해조사반 위원은 "사망 3건, 아나필락시스를 포함한 중증사례 10건 등 총 13건의 피해 접수 사례를 조사한 결과 "중증사례 10건 중 예방접종 후 10분 이내에 아나필락시스에 해당하는 임상증상을 보인 1건, 예방접종 후 고열, 경련 이후 다음 날 혈압저하가 나타난 1건에서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됐다"고 말했다.
두 건 모두 AZ 백신을 접종받은 사례다. 두 건 피해자는 모두 20대의 응급대응요원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피해자들은 별도의 절차에 따라 피해보상을 신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3건의 사망 사례에서는 백신과의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 중 한 건(60대 여성)은 재심의 대상이었다. 부검의의 육안 소견 결과 하지심부정맥혈전증과 폐혈전색전증이 확인됐으나, 백신 접종과 혈전 발생 위험 증가 간 인과관계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아울러 백신 자체가 (사망) 유발인자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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