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엄마 리더십"을 내세우며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 남성 야권 후보들에 대한 차별화에 나섰다. 지난 주 '박원순 성추행' 사건에 대한 미온적 대응과 겹쳐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들자 반격의 모멘텀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성동구 성수동의 한 초등학교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책임지는 아이 돌봄을 엄마 시장 박영선에게 맡겨달라"며 "'엄마 리더십'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기르고, 딸의 심정으로 어르신을 돕는 자세를 갖춘 후보"라며 박 후보를 지원했다.
그러나 여성 정치를 '돌봄'에 국한시킨 '엄마 리더십' 릴레이는 오래된 '성역할 프레임'에 갇힌 차별적 언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돌봄을 여성의 몫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라며 "자당의 여성 후보를 두고 서울시장으로 적합한 이유에 대해 설명할 말이 고작 성역할 프레임을 씌우는 것 밖에 없었나"라고 이낙연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이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출생과 육아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고 사과했다"며 "당시에도 '점잖은 막말'을 하더니 지금도 별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어 "성차별적인 발언을 지적하는 것도 이젠 지친다"며 "편견 속에 기대어 말을 쉽게 내뱉는 경솔한 행동은 이제 그만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7월 바이오헬스를 주제로 진행한 강연에서 "인생에서 가장 감명 깊은 순간 중 하나는 소녀에서 엄마로 거듭나는 순간이고, 남자는 그런 걸 경험하지 못해 철이 없다"고 말해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이날 한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말해 논총을 샀다. 박 후보 남편이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보유했던 점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통상 여성을 비하하려는 의도로 사용되는 '아줌마'라는 언어를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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